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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없는 서러움에 흐르는 눈물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1-01-03 (월) 13:39 조회 : 2448

유난히도 이번 겨울은 춥다. 우리는 매일 새벽 휴대폰 알람소리에 잠을 깨어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대림자동차 공장 앞으로 달려간다. 독한 회사 만큼이나 세찬바람과 자동차 매연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 겨울 추위보다 정리해고의 칼바람에 우리의 마음은 냉가슴이 되어 가고 노조없는 서러움에 마음의 눈물을 한없이 흘리고 있다.

2009년 말과 2010년 새해 벽두를 공장 농성장과 컨테이너에서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농성과 컨테이너가 오히려 부럽다. 매일아침마다 공장 출입도 못하고 조합원도 만날 수 없다. 눈치보며 민주노총 회의실 한 모퉁이에 조그만 책상을 지키며 이제야 정리해고를 실감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고 있다.

   
▲ 2009년 12월 23일 공장 앞에서 대림자동차 해고자들이 지역 노동자들과 투쟁문화제를 열고 있다. 신동준

2010년 많은 아쉬움이 남는 한해였다. 대림자본의 노조파괴와 정리해고에 맞서서 투쟁했지만 2백 20여명이 회사에서 쫓겨났다. 37여 년을 선배들이 헌신과 노력으로 꿋꿋하게 지켜왔던 민주노조를 저들에게 넘겨주고 저들은 금속노조를 탈퇴했다. 20여 년을 함께한 동료들을 잃으면서 삶에 회의를 느끼고 사회의 냉정한 쓴맛을 실감하고 있다. 특히 지난 투쟁과정에서 내부를 제대로 조직하지 못한 책임감에 언제나 나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다.

그리고 믿었던 금속노조에 대한 실망감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정리해고는 개별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 대 노동의 싸움임에도 거대한 자본의 탄압 앞에 우리는 하나 되지 못했다. 크게 뭉치고 크게 싸우는 금속노조의 정신이 무색할 정도로 개별 사업장의 문제로 국한되고 언제부터인가 남의 사업장일로 인식되면서 연대가 사라지고 우리는 무너지고 말았다.

믿었던 금속노조에 대한 실망도…...

여러 가지 한계와 어려움이 있지만 금속노조는 해고자들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어떻게 보면 금속노조가 있어서 정리해고 되고 1년 이상 최소한의 생계를 이어가면서 버티며 민주노조 재건과 해고자 복직을 위해서 싸우고 있다. 자본의 정리해고와 탄압을 막는 문제는 금속노조만이 할 수 있을 지 모른다.

2010년 창원에는 6개의 지회가 금속노조를 탈퇴하거나 회사가 문을 닫았다. 2011년 복수노조를 앞두고 조직력이 취약한 노조는 벌써부터 근로자 대표를 선임하고 현장을 조여오고 있다.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방치한다면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정리해고와 노조를 빼앗기고 길거리로 내몰릴 노동자들이 늘어날 것이다.

   
▲ "우리는 지금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민주노조 재건과 해고자 복직, 금속노조 재가입을 위해 더욱 투쟁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가는 대림자동차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함께 할 것이다." 신동준

금속노조의 과제가 조직력 확대 아닌가. 지금부터라도 금속노조는 정리해고 되고 희망퇴직한 동지들을 끌어안고 갈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비정규직 조직화와 자본에 탄압에 희생된 동지들조차 금속노조가 조직하고 챙기지 못한다면 앞으로 어느 누가 노조를 믿고 싸우겠는가. 금속노조와 지부는 투쟁이 시작되면 관심을 가지고 결합하지만 어떤 식이든 그 투쟁이 끝나면 관심 밖으로 여긴다. 그 투쟁을 통해 어떤 희생과 결과가 나든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당한 사업장만 억울함을 느끼는 풍조가 되고 있다.

2011년 현장으로부터 각성하고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 금속노조가 보다 책임지는 모습으로 조합원에게 다가서고 해고되고 탄압당한 조합원에게 희망을 준다면 많은 동지들이 금속노조를 믿고 싸울 것이다. 금속노조를 탈퇴한 사업장의 해고자와 희망퇴직 당한 노동자, 자본의 탄압으로 희생된 동지들을 책임진다면 많은 현장 간부들이 금속노조를 믿고 당당하게 투쟁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민주노조 재건과 해고자 복직, 금속노조 재가입을 위해 더욱 투쟁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가는 대림자동차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함께할 것이다. 금속노조 그 이름만으로 자랑스러운 조직으로 탈바꿈되기를 기대한다.

이경수 / 경남 대림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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