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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새도 몰래 노동자고용 볼모, 다 내주고도 사용자들 되려 환영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0-12-22 (수) 08:35 조회 : 1886

결국 한국 자동차시장을 내줬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 자동차공장 노동자들과 부품사 노동자들이 희생양이 됐다. 향후 몇 년 뒤 현대기아차 자본이 국내 고용 축소를 위해 국내공장폐쇄를 시도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마저 나돈다. 지난 3일 한미자유무역협정(아래 한미FTA) 추가협상 타결 결과에 대한 평가가 이렇다. 현대차지부(지부장 이경훈)는 이미 지난 6일 소식지를 통해 “국회비준 반대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히고 나섰다. 지난 8일 기아차지부(지부장 김성락)도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위협하는 한미FTA를 전면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추가협상 결과 한국정부는 국내시장의 문을 사실상 활짝 열어줬다. 한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승용차에 붙는 관세를 절반으로 바로 떨어뜨리고 5년 뒤 모두 없기로 했다. 아울러 미국산 자동차가 한국의 환경 및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수입이 가능하도록 규제도 대폭 풀었다. 과거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제작사별 6천 5백대에 해당하는 물량에 대해서만 국내 안전기준 적용을 면제했지만, 이번에는 2만 5천대로 4배나 늘렸다. 이를 미국의 자동차 메이저 3사만 적용해도 7만 5천대다. 가격으로 치자면 국내 자동차 20만대에 해당하는 수치. 여기에 혼다, 도요타 등 미국 현지공장 생산 일본자동차까지 넣으면 끝없이 늘어난다. 사실상 모든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안전기준’마저 풀어준 꼴이다.

한국자동차시장 문 확짝 열렸다

반면 이번 추가협상 결과 대미 수출 장벽은 한층 높아졌다. 우선 국내산 수출주력차종인 배기량 3천cc 이하 승용차에 붙는 관세를 4년간 더 연장키로 합의했다. 지난 2007년 한미FTA 합의 때 이 관세는 협정발효 즉시 없어질 예정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추가합의 내용에는 지난 2007년 협정 원안에 없던 스냅백(snap back)과 세이프가드 제도가 삽입됐다. 스냅백제도란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수출이 기대한 것처럼 되지 않으면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복구시킬 수 있는 제도다. 그렇게 관세를 '낚아채서 되돌리면(snap back)' 한국은 취할 수 있는 수단도 없다.

세이프가드 제도란 한국산 자동차 수출 증가로 미국 자동차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경우에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보상을 전제로 단기간 적용하는 조치다. 이번 한미FTA 추가 협상 결과 협상발효 뒤 총 15년 동안 이 제도를 미국이 발동할 수 있게 됐다. 이 제도는 한 번 발동하면 4년 동안 발동할 수 있고, 같은 제품에 대해 여러 번 발동할 수도 있기 때문에 15년 내내 발동할 수 있다. 미국에 유리한 노골적인 보호무역 장치다. 이번 추가 협상으로 인해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수출은 늘고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수출은 줄어들게 뻔해졌다.

수출장벽은 도리어 높아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여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협회장으로 있는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지난 6일 이같은 한미FTA 재협상 결과를 환영한다고 입장을 냈다. 협회의 환영입장은 사실상 국내 자동차업계 사용자들의 의견으로 읽힌다. 도대체 한국 자동차업계 사용자들이 반기는 데는 어떤 속뜻이 있을까? 금속노조 정책연구원의 이상호 상임연구위원은 “여기엔 국내자동차업계의 해외공장 확대 전략과 직결돼 있다”고 강조한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추가협상결과로 인해 국내 사용자들은 국내산 자동차의 미국수출보다 현지 해외공장 확대로 쏠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미국 해외공장 생산가능대수는 앨리바마와 조지아공장을 포함해 연간 총60만대 수준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2012년 이내에 앨라배마 공장 부지에 연 30만 대 생산규모의 2공장 착공도 추진하고 있다. 하영철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지난 10월 기준 국내에서 생산하여 미국으로 수출된 자동차는 41만 7천 여 대이며 미국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25만 5천 여 대였다”며 “이번 FTA 협상결과로 인해 이는 몇 년 안에 역전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미FTA 협정 발효 뒤 사용자들이 수출 대비 현지공장 생산품 판매비율을 급격히 늘리게 된다는 뜻.

이미 지난해 현대차의 국내공장과 해외공장 생산 실적은 51대 49의 비율을 차지했다. 기아차는 75대 26 비율을 보였다. 그런데 올 초 현대기아차는 각각 49대 51, 65대 35로 해외생산비율을 높여 잡았다. 현대기아차는 사실상 해외생산 비중을 국내생산보다 높게 잡기 시작한 셈이다. 하영철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결국 이번 한미FTA 추가협상은 해외생산비율을 대폭 늘리려는 현대기아차그룹의 전략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자동차공업협회가 6일 낸 입장에는 “금년 95만대로 전망되는 한국 자동차의 미국시장 판매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지 완성차 공장의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 될 것”이라는 대목이 담겨 있다.

무분별한 해외공장 증설전략에 ‘날개’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는 올 3월부터 “무분별한 해외공장 증설이야말로 국내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당시 노조는 투싼을 생산해 수출하던 현대차 울산2공장의 경우 체코공장 준공 뒤 신형 투싼이 현지 생산되면서 일거리가 없어진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노조는 현대차 울산1공장의 클릭차종과 후속차종인 i20이 인도공장으로 이전된 뒤 1공장 고용불안이 이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정미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최악의 극단적 시나리오로 몇 년 뒤 현대기아차 자본이 국내 고용 축소를 위해 국내공장폐쇄를 시도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결국 이번 한미FTA 추가협상결과는 무역수지 손익계산 차원을 넘어 국내자동차공장 노동자들과 부품사 노동자들의 고용과 직결돼 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쥐도 새도 몰래 노동자들만 볼모로 잡혀 버렸다. 이와 관련해 민경민 금속노조 교육실장은 “노동자의 고용이 달린 일이니 만큼 전조직적으로 대응투쟁계획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미 당국은 각국의 국회비준만 남겨두고 있다. 한국의 경우 국회 의석수로만 봤을 때 언제라도 통과시킬 수 있는 상태며 내년 상반기 비준이 강행될 전망이다. 이에 대한 대응전술마련이 시급해졌다. 아울러 해외시장 선점과 비용절감을 빌미로 무분별하게 추진되는 현대기아차그룹의 글로벌 생산전략에 대한 대응전략마련도 발등의 불이 됐다. 자동차업종의 노동자서는 2011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만만치 않은 새로운 환경변화에 직면한 셈이다.


☞특수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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