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촉진위원회(이하 지방분권위)는 지난3월 11일 이명박 정권의 재가를 거쳐 중앙행정권한의 지방이양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이양 확정일로부터 1년 이내 지방이양 관련한 법령개정이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다. 지방분권위는 노동부의 11개 기능37개사무중 △지도사 등록 기능 △안전인증 등에 관한 기능 △안전보건 기능 △사업주 등의 감독 기능 △유해물질 제조 허가기능 △유해인자 관리 기능 등 산업안전보건법 관련7개 기능 25개 중 35%가 노동안전보건과 관련된 업무다.
OECD 국가를 보더라도 산업안전보건업무 만큼은 중앙정부에서 관할하고 있다. 하루에 7 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4만 명이 산재장애인이 되고 있는 대한민국 현실을 감안할 때 국가가 맡아야 할 산업안전보건정책 수립을 무슨 근거로 지방으로 이양하려 하는가.
산업안전보건법은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는 규제 업무이다. 사업주에 대해 안전보건 업무가 잘 지켜는지 지도하고 감독하며 통제하는 업무다. 지방분권위 결정대로 노동안전보건부문의 행정지도 감독이 이양될 경우 지방단체에서는 기업유치의 걸림돌 운운할 것이다. 또한 유해물질 제조 및 금지, 허가, 안전보건기능 등에 대해 근로감독 인력 및 예산과 감독 등의 소홀로 인해 더욱더 큰 직업병과 환경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산업안전보건정책은 총체적 실패로 돌아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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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ECD 국가들도 산업안전보건업무 만큼은 중앙정부에서 관할하고 있다. 하루에 7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4만 명이 산재장애인이 되고 있는 대한민국 현실을 감안할 때 국가가 맡아야 할 산업안전보건정책 수립을 무슨 근거로 지방으로 이양하려 하는가. |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되고 있는 유해물질로 인해 1백여 명의 노동자가 백혈병이 발생했고 20명이 사망했다. 국가도 삼성재벌의 눈치를 보는 마당에 경기도라는 지방자치단체가 어떻게 삼성의 직업병(백혈병)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산업안전보건법 제1조‘목적’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해 증진한다고 돼 있다. 이어 4조 ‘정부의 책무’에 따르더라도 산업안전보건정책의 수립 집행 조정 및 통제에 관한 사항을 임무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안전보건업무를 목적과 정부의 책무를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산업안전보건법 지방이양의 절차상 문제도 많다. 산업안전보건정책 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하는데 노동계, 사업주단체, 시민단체의 의견을 한 번도 묻지 않고 발표했다.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155조와 187조의 핵심은 “국가가 산재예방을 위한 안전보건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경우 노사 단체와 협의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밀실에서 결정하고 추진하려 하는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업무 지자체 이양은 원천무효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한 마지막 보루다. 계속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규제완화가 아니라,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을 강화하고 책임져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지방이양계획이 폐기되고 노동자의 생명권과 인권이 보장되는 안전한 나라를 위해 노동기본권지방 이양을 꼭 막아내자.
문길주 /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