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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를 상급단체 수준으로 보는 경향 커” “노조는 임원과 사무처만의 조직 아니다”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0-11-16 (화) 10:27 조회 : 1921

금속노조 집행부 임기는 2년이며 한해 회기는 10월부터 다음해 9월까지다. 박유기 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지 1년이 지났고 지난달 1일부터 2년차에 들어갔다. 노조는 11월 22일 정기대의원대회를 개최해 1년을 평가하고 2년차 사업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1년 집행을 마친 박 위원장에게 지난 1년 평가를 직접 들어봤다. 지난 10월 21일 노동기본권 사수 투쟁과 임단협 관련 1년 평가에 이어 각종 투쟁과 조직운영 등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아래는 인터뷰 문답 전문.  / 편집자 주

* * * * * * * * * * *

임기는 지난해 10월부터였는데 6기 1년차 사업계획을 수립한 정기대의원대회는 올 1월 27일이었다. 그 기간 동안 노조법도 개악되고 한진중공업, 캐리어, 발레오공조코리아 등 인력 구조조정 사태가 터졌으나 노조 대응체계는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당시 규약에는 작년 10월부터 기업지부를 해산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작년 7월에 치러진 24차 노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기업지부 해소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못함에 따라 규약과 현실이 괴리되는 상황이 돼버렸다. 이 때문에 지역지부들은 임기가 끝났음에도 임원 선거를 치르지 못했으며, 노조 골간체계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각종 현안에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금속노조는 구조조정 및 장기투쟁사업장 문제를 개별 사업장 문제로 보지 않고 조합 차원의 대응방안 마련 및 기획투쟁을 통해 돌파한다는 기조를 세웠었다. 하지만 경주 발레오만도, 대구 상신브레이크, 구미 KEC 등 지역의 상징적 사업장들이 표적이 돼 집중적인 탄압을 받는 과정에서 많은 사업장이 민주노조 운동의 위기를 겪고 있으며, 투쟁사업장 문제도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곳이 아직 많다.

   
▲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노조의 지도력 보다는 사업장 단위의 자체 결정이 우선시되는 경향이 크다"
장기투쟁사업장, 단협해지사업장, 외국투기기업 등의 문제들을 주제별로 묶어 조합차원에서 기획사업 및 투쟁을 전개하면서, 일정정도 사회적으로 이슈화가 된 성과는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여전히 보다 전략적인 대응과 꾸준한 실천계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의 주요 사업장들에서 구조조정이나 노조탄압 상황이 발생했을 때, 조합에서는 임원과 간부를 파견했으며, 요청되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수준에 머문 것은 문제였다. 노조은 단일노조답게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현장의 요구가 있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주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노력이 앞으로 더 강화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문제는 조합의 지도력과 집행력이 현장에까지 제대로 관철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노조의 지도력 보다는 사업장 단위의 자체 결정이 우선시되는 경향이 크다. 이렇게 돼버리면 나중에 사태에 대한 책임도 불분명해지고 평가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합의 지도집행력이 제대로 관철되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이며,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가?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기업별노조의 관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아직 금속노조가 하나의 단일노조라는 인식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것이다. 금속노조가 15만이 되고 나서 아직까지 단일노조다운 경험을 만들지 못한 탓도 있다. 올해 노동기본권 문제를 가지고 이 같은 경험을 만들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사업장에서 투쟁 현안이 발생했을 때 지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경우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발레오만도, 상신브레이크, KEC처럼 지역의 대표적인 금속노조 사업장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노조탄압이나, 한진중공업같이 대규모 구조조정이 벌어지는 경우 등 개별사업장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노조가 이를 책임지고 떠맡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처럼 지회의 요청만을 처리해주는 것이 아니라, 노조가 중심이 돼 대응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올해 임원이나 사무처 간부들을 파견하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현장에서는 단순히 상급단체에서 지원 나온 사람으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다. 대응체계를 구체적으로 제도화시켜 집행과정에서 지도력이 관철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 금속노조는 조직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기업지부 해소를 포함한 노조 조직체계의 발전 전망 마련을 추진해 왔다. 노조는 애초 조직발전특별위원회에서 6월까지 현장토론 초안을 마련해 7~9월 집중적인 현장토론을 거쳐 오는 11월 대의원대회에서 규약개정까지 마무리 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대의원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현재 부족해 보인다.

조직발전특별위원회 내에서 교섭소위와 교육소위는 나름대로 주제를 갖고 깊이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실제 이견 없이 단일한 안을 제출돼 있다. 문제는 가장 민감한 조직체계 문제다. 지역지부로 재편할 것이냐 기업지부를 유지할 것이냐는 쟁점에 머물러 심도 깊은 토론이 진행되지 못했다. 적용시점이 내년 10월부터여서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 것일 수도 있고, 이미 2~3년 전 치열한 논쟁이 돼 왔기 때문에 더 이상의 논리적 공방이 벌어지지 않은 문제일 수도 있겠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기본권 사수 투쟁 등에 집중하다보니 애초 계획보다 늦어지게 됐음을 인정한다.

   
▲ "22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조직체계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나든 금속노조의 발전방향과 조직운영에 대한 현장토론이 진행되도록 만들 것이다"
조직 체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보다 내용적 측면에서 조직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지적이 있고 타당하다. 오는 22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조직체계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나든 금속노조의 발전방향과 조직운영에 대한 현장토론이 진행되도록 만들 것이다.

금속노조는 지난 25차 임시대의원대회 때 지역연대 사업 강화를 위해 지역지부와 기업지부가 공동예산을 배정해 지역차원의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하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2% 공동예산 배정 결정에 따라 대부분의 지역지부들은 예산배정을 했다. 하지만 기업지부는 해당 지역에 판매정비 조직만 있는 경우 실제로 예산을 편성할 재력이 없는 등, 복잡한 문제가 있었다. 예산배정 문제와 별개로 지역 공동운영위에서 공동 사업을 논의해야 하는 데 이것도 지역별로 편차가 있었다.

초기에 노조가 직접 결합해 지역에서 제대로 된 공동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직접 계획을 가지고 지도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지역 현안문제를 노조가 계적으로 계획을 내릴 수 있는 사업도 아니다. 결국 지역 주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지부와 해당 지역의 기업지부 조직의 책임 있는 간부들이 모여 의제를 발굴해야 한다.

위원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25차 대의원대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금속노조 대의원 중 노조를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이 7%에 불과했다. 노조는 올해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장소통을 강조했다. 성과가 있었다고 보는지.

조합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사업계획 수립, 노동기본권 사수를 위한 교섭 준비, 6월 파업 준비 과정에서 몇 차례 노조임원이 직접 현장순회 및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금속노조에 대해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현장 정서가 어떤지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꾸준하게 진행할 것이다.

   
▲ "내년에는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에 따른 교섭권 문제,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한 주간연속2교대제 문제, 현장에서 발암물질을 추방하는 문제 등이 15만 공동 투쟁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원장이 단순히 많이 만나서 많이 듣는다고 금속노조에 대한 신뢰가 쌓일 수 있는 문제라고 보진 않는다. 조합원들이 금속노조라는 조직을 통해서 15만 조직다운 힘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통의 의제를 가지고 2시간이든 10시간이든 함께 싸워 승리하는 경험을 만들어 내야 한다. 내년에는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에 따른 교섭권 문제,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한 주간연속2교대제 문제, 현장에서 발암물질을 추방하는 문제 등이 15만 공동 투쟁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의지를 모아내지 못하면 노조가 아무리 좋은 의제를 가지고 투쟁을 선언한들 제대로 집행될 리가 없다. 노조는 임원과 사무처 간부로만 구성된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합원을 직접 대면하고 있는 현장 간부들이 일상적인 소통과 교육을 통해 노조가 나아갈 방향을 조합원 전체와 공유해 내야 한다. 이를 위한 첫 단추는 간부 교육이다. 이번 조직발전특별위원회 교육소위에서 나온 내용대로 필요 예산을 투입해 산별노조 발전전망에 대해 통일된 의지를 가질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할 것이다.

정리 = 김상민 선전부장 / 사진 = 신동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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