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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호주머니 털기위해 또 뭔 합의?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0-11-16 (화) 10:15 조회 : 1859

오는 11월 11일∼12일 열리는 G20서울정상회의에 대해 정부가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모든 언론이 G20정상회의에 대한 칭찬으로 도배하고 있다. 하지만 2007-09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모였다는 G20정상회의가 과연 위기를 올바르게 해결하고 있을까?

G20은 문제를 발생시킨 당사자들에게 경제위기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경제위기가 닥치자 각국은 대규모 재정지출과 구제금융으로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민중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막대한 자금은 대부분 은행과 금융기관, 대기업을 살리는 데 사용됐다. 이들은 그동안 위험한 투기로 막대한 이득을 얻었지만 위기상황에서는 책임지지 않고 각종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G20 정상회의는 위기를 불러일으킨 투기자에게 최소한의 책임도 묻지 않고 있다. 사모펀드, 헤지펀드 그리고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책은 아직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번 위기 과정에서 체계적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는 대형금융기관과 겸업화에 대한 규제책은 아예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의 책임을 묻는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은행세, 금융활동세, 금융거래세도 국가별 이해관계 차이로 표류하고 있다.

결국 G20정상회의는 위기 해결을 위해 모였다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렸던 G20정상회의는 G20의 근본적 한계와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은행세, 금융거래세 등 금융규제방안에 대해서 합의하지 않기로 하는 반면 투기자의 손실을 국가가 떠안으면서 발생한 재정위기를 핑계로 사회복지와 임금을 축소하는 긴축정책을 합의한 것이다. G20의 경제위기 해법이라는 것이 위기 비용을 노동자 민중에게 떠넘기는 방식인 셈이다.

정작 위기 주범은 놔두고 복지축소만 합의?

또한 G20은 일자리, 노동기본권, 환경, 개발에 관련한 모호한 공약을 내놓았지만 알맹이는 없고, 립 서비스 차원에서 언급되고 있을 뿐이다. 진정한 문제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공분의 대상이었던 IMF를 복권시켜 지난 30여 년 동안 세계를 지배한 신자유주의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 지난해 미국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G20 정상들은 “위기를 핑계로 국제노동기준을 무시하거나 약화시키지 않겠다”고 합의했다. 이 합의를 역행하는 한국 정부가 G20 성공개최를 말할 자격이 있을까?

더욱 심각한 것은 G20 서울정상회의의 의장국을 맡게 된 이명박 정부의 행태다. 세계금융위기가 투기자본 때문에 벌어졌음에도 이명박 정부는 자본시장통합법을 제정해 이번 금융위기의 촉매제가 된 위험한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한 금산분리를 완화하고 금융지주회사법을 개정해 사실상 재벌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게 했다. 금융자본을 통제해야 할 판에 오히려 금융자본에 날개를 달아주고 재벌의 이익까지 보장해주고 있다.

지난해 미국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G20 정상들은 “위기를 핑계로 국제노동기준을 무시하거나 약화시키지 않겠다”고 합의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노조설립을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하고, 타임오프제와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등을 통해 민주노조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나아가 이명박 정부는 G20을 빌미삼아 민주주의와 인권을 파괴하고 있다. G20경호특별법을 제정해 집회시위 자유를 가로막고 미등록 이주노동자와 노점상을 마치 거리청소하듯이 단속하고 있다. 이런 정부가 G20 성공개최를 말할 자격이 있을까?

G20 정상들은 각국에서 재정적자 문제가 불거지자 다시금 긴축정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긴축정책은 공기업 민영화 및 구조조정과 사회복지 지출의 일방적 삭감을 의미한다. 이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을 반복하는 것이며, 가뜩이나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는 민중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재정위기 문제는 부유층과 자본가들에 대한 과감한 증세를 통하여 해결해야 한다.

‘위기 핑계 노동권 약화없다’ 합의는 어디가고

위기를 불러온 금융기관의 겸업화에 기반하여 공룡으로 성장한 대형금융기관은 반드시 통제돼야 한다. 은행의 비은행업 업무를 전격적으로 통제하는 방식, 즉 겸업주의가 아니라 전업주의로의 근본적인 정책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나아가 금융자본의 투기거래를 규제하기 위해 금융거래세를 도입해야 한다. 또한 거대 은행의 투기 활동을 억제하고, 은행의 부실이 사회로 전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세가 도입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적절한 임금, 인간다운 노동조건을 보장하는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어야 한다. 나아가 노동자들이 자주적으로 결사한 노동조합의 활동과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이 예외없이 보장되어야 한다.

세계경제가 미약하게나마 회복되는 듯 보이지만 진정으로 위기가 극복된 것은 아니다. 남유럽 위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민간)금융부문의 부실은 (국가)재정 부실로 이전되면서 위기의 규모와 폭이 확대되고 있다. 더구나 세계경제의 ‘미약한 회복’ 조차 위기를 초래한 자들의 호주머니가 아니라, 노동자의 호주머니에서 그 비용이 지불됐다. 금융자본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좋은 일자리와 노동기본권, 사회보장을 강화하는 것만이 위기에서 탈출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11월 11일 진정한 대안은 G20정상들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에게 있음을 보여주자.

이창근 / 민주노총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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