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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트랙’ 교섭구조 검토하자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0-10-04 (월) 19:39 조회 : 2473

15일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주최로 산별노조 발전 전망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연구원은 △조직재편 혁신방안(이상호) △산별교섭구조 발전방안(공계진) △지역지부 발전방안(안재원)에 대해 각각 발제를 했다. 각 발제문은 다소 논쟁을 유발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각 상임연구위원들의 발제문을 발제자가 직접 줄이고 요약해 세 차례에 나눠 싣는다. 풍부한 논쟁 속에서 조직발전전망이 세워지기를 기대한다. / 편집국

2010년 산별교섭구조연구팀은 15만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이 실패한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왜냐하면 현재의 중앙교섭과는 다른 그 어떤 교섭구조를 내놓아도 실패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면 실패는 거듭될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바둑이 끝난 후 복기하듯이 2006년부터 2008년까지의 산별교섭을 복기했다. 연구팀은 ‘패착의 핵심적인 내용은 교섭구조 집중화에 반대하는 10만에 가까운 완성사들이 금속산별노조에 결합했다는 엄청난 상황변화를 간과하고 그에 걸맞는 교섭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했으며, 그 결과 그것을 기업지부를 비롯한 조합 내 주체들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을 견인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패착과 실패는 금속노조에 깊은 시름을 안겨주고 있다. 시름은 어떻게든 중앙교섭을 성사시켜 산별교섭을 발전시키고, 산별노조의 완성도를 높여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데서 비롯된다. 왜냐하면 완성사 사용자들이 중앙교섭틀에 자발적으로 들어올 가능성과 노조가 힘으로 그들을 견인할 가능성 모두 낮기 때문이다.

   
▲ 15일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주최로 산별노조 발전 전망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금속노조의 시름을 덜기 위해 교섭구조연구팀은 투트랙 교섭구조를 제안하기로 했다. 투트랙 교섭구조의 핵심은 현재의 중앙교섭 테이블과 더불어 완성사를 중심으로 하는 또 다른 교섭 테이블을 만들자는 것이다. 즉, 소위 부문 및 업종별 교섭테이블을 만들자는 것이 핵심인데, 이것은 자동차완성사들을 교섭테이블로 불러내어 궁극적으로는 산별교섭을 발전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이 교섭테이블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금속노조는 현재의 중앙교섭을 되풀이할 것이고, 그 과정은 반복되는 실패와 완성사 지부들을 금속노조에서 더 멀어지게 만들 것이며, 당연하게도 산별교섭의 발전은 이루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판단한다.

문제는 완성사를 중심으로 한 교섭 테이블을 만든다고 해서 완성사 사용자들이 테이블에 나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한 판단은 이 역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 자본의 대노조 포섭전략이 성공한 상태이고 △ 배타적 독점형성으로 충분한 지불능력을 갖고 있으며 △ 정권이 지원하고 있는 상태에서 자본이 교섭구조를 집중화시키자는 금속노조의 제안을 수용하고, 교섭테이블에 선뜻 나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문 및 업종별 교섭 만들자

그래서 노조는 힘으로 완성사 사용자들을 테이블로 불러내야 하는데, 투트랙 교섭구조를 도입할 경우 그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다는 것이 연구팀의 판단이다. 왜냐하면 완성사 조합원들이 부문 및 업종별 교섭을 자신들의 문제(동질성 문제)로 받아들이고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이전의 단일교섭테이블(현재의 중앙교섭)에 비해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이미 기업지부 틀 내에서의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투쟁에 물들어 있고, 고용 관련하여 물량싸움에 매달려 있는 등 실용주의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태이며, 완성사들 간 신뢰가 크지 않은데다가 금속노조에 대한 신뢰가 7% 수준인 상태에서 이들을 투쟁으로 동원해 내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팀은 길게 보고 하나하나씩 해결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 즉 몇 단계의 추진 로드맵을 설정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관점을 갖고 차근차근 해나가면 안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산별교섭에 대한 개념을 재정리하고 그에 기반한 전략을 수립한 것을 토대로 선행적으로 소통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소통을 통해 깨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산별교섭은 기업별 교섭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산별노조가 그 목적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하는 모든 교섭틀을 의미한다. 반드시 하나의 테이블일 필요가 없고, 집단화된 것만이 산별교섭이 아니다. 두 개의 테이블을 만들 수도 있고, 산별노조가 개별 사용자와 대각선 교섭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개념정리를 토대로 산별교섭을 쟁취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그것을 갖고 노조와 기업지부, 노조와 지역지부, 기업지부와 지역지부, 기업지부간, 지역지부간 다양한 형태의 소통을 해가야 한다. 이 소통은 회의 단위 뿐만 아니라 간담회, 수련회 등일 수도 있다. 소통과 더불어 공동의 요구(이를테면 주간연속2교대제)를 갖고 공동실천과 공동투쟁을 전개하여 신뢰의 수준을 맘껏 높여내야 한다.

산별교섭 개념부터 재정리하자

2006년 산별전환 사업 시 현대차, 기아차, GM대우차 위원장들이 상호 소통하고, 공동실천한 사례, 사업장내에서 산별추진위를 현장조직들과 함께 구성하고 산별전환 관련 유인물을 공동으로 배포하는 등의 사업을 진행했던 사례를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아니 위기에 봉착한 산별교섭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과거 2006년 이상의 소통과 공동행동,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 2007년 중앙교섭, 2008년 중앙교섭에 대한 평가는 실패였다. 2009년도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올 9월 28일 열린 16차 중앙교섭에서 박유기 노조 위원장이 이후 교섭에 대한 노조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이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2006년 산별완성대대준비위원회 산하에 교섭소위가 구성되었었지만 변화된 상황에 맞는 교섭구조를 만드는 일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 결과 4만 시절에 했던 것을 그대로 답습했고 결과는 실패였다. 2007년에도 금속노조 선거, 현대차 지부 선거 등이 겹치면서 산별교섭구조에 대한 상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토대로 노조가 기업지부와 소통하지 못했다.

결국 노조와 지부가 따로 갔으며 확약서를 획득하는데 만족해야 했지만, 노조가 거의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앙교섭을 진행한 것을 고려할 경우 이것도 사실은 성과였다. 그러나 2008년 교섭에서 이 성과를 계승, 완성사 사용자들을 중앙교섭에 앉히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기업지부와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어가지 못했다.여전한 답습이었고 당연하게도 2007년 중앙교섭, 2008년 중앙교섭에 대한 평가는 또 실패였다. 2009년도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이제 이런 실패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연구팀에서 내린 결론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까지 해왔던 교섭을 충분히 평가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것을 명심하고 차분히 나가지 않으면 교섭은 발전시키지 못하면서 혼란만 가중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4만 시절, 2만이 참가하는, 중앙교섭이라는 집중화된 교섭구조를 만드는데 3년이 걸렸다. 하물며 자동차완성사라고 하는, 사용자나 노동조합이나 크게 아쉬울 것이 없는 거대 조직이 들어온 상태에서 집중화된 교섭구조를 불과 3년 내에 이루겠다고 하는 것은 전혀 과학적인 발상이 아니다.

이제 연구팀에서 제안한 투트랙 교섭구조를 갖고 조직 내 토론을 충분히 하여 합의를 이끌어내고, 그것을 토대로 조직내 일체성과 통일성을 높여내야 한다. 그리고 그 힘을 바탕으로 공동요구를 내걸고, 공동행동과 실천을 해가면서 신뢰를 구축하는 것과 병행하여 중앙교섭과 완성사를 대상으로 하는 대각선교섭을 진행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완성사 사용자협의회 구성을 강제하며, 노조가 그 완성사 사용자협의회와 교섭하는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 즉, 완성사들을 교섭으로 불러내어 보다 완성된 형태와 내용을 갖는 산별교섭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공계진 /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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