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진천의 한국델파이 노동자들이 회사의 일방적인 매각을 막기 위해 서울 상경투쟁을 진행했다. 25일 금속노조 대구지부 한국델파이지회와 대전충북지부 한국델파이진천지회 확대간부 및 실천위 1백 여 명이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노조 사전 동의 없는 일방적 매각 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산업은행 측에 매각 논의 과정에 지회 참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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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와 진천 한국델파이 노동자들은 25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노조 사전 동의 없는 일방적 매각 반대 실천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지회는 지난 달 27, 28일 이틀간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홍콩상하이은행, 대우자동차청산법인과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자리에서 청산법인은 “매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매각 추진 의사를 밝혔다. 지회는 ▲매각 시행 여부, 매각의 모든 절차를 지회와의 사전 동의 하에 진행 ▲악질자본, 투기자본 매각 반대 등의 요구안을 산업은행과 법인에 전달하고 서면답변을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한국델파이지회 홍주표 지회장은 “2000년 대우차 부도로 델파이는 위기를 겪었고, 휴지조각이 된 주식을 우리 노동자들의 피 땀으로 지금의 가치로 살려놓았다”며 “회사의 주인은 주주가 아닌 우리들이다. 우리들의 결정에 따라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품사인 우리가 파업을 한다면 대우차 라인을 세울 수 있다”며 “산업은행과 국내 주주가 우리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강력한 투쟁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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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와 진천 한국델파이 노동자들은 25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노조 사전 동의 없는 일방적 매각 반대 실천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진천지회 김동식 지회장도 “2000년 부도 사태 이후 500여명이 희망퇴직을 해야 했고, 남은 노동자들은 뼈를 깎는 고통을 겪어야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회사는 살아났고 2003년부터 흑자를 기록했다. 김 지회장은 2006년에는 1조원이 넘는 흑자를 냈고, 지난 해 주주들이 8백10억의 주식배당금을 받았다고 전했다. 회사는 노동자들이 살렸지만 노동자들과 사전 협의 없이 또 다시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주주와 산업은행의 행태에 조합원들은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김호규 부위원장은 쌍용차 매각 상황을 전하며 매각 투쟁을 힘차게 전개할 것을 당부했다. 김 부위원장은 “쌍용차 매각 논의 과정에서 상하이차에 6천6백억원에 팔았던 것을 이제는 4천억에 팔겠다고 하고 있다. 이것이 매각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매각 논의 시작부터 첫 단추를 제대로 껴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분매각에 노조가 직접 참여해 노동자들의 요구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회 대표자들은 산업은행에 면담을 요구했지만, 산업은행 측은 경찰을 동원해 지회의 출입 자체를 막았다. 이에 분노한 조합원들이 강력히 항의하자 뒤늦게 산업은행 담당자가 나왔고, 담당자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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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회는 산업은행에 면담을 요구했지만 산업은행은 경찰을 동원해 조합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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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델파이지회 홍주표 지회장은 산업은행 담당자에게 매각 과정에 지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하며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나온 지회 류채원 수석부지회장은 경찰까지 동원해 면담을 거부한 산업은행 측을 강력히 규탄했다. 또한 류 수석부지회장은 “주주와 은행, 정부는 매각이 자신들의 고유 권한이니 노동자들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델파이 매각은 지회가 중심에 서서 델파이 노동자 2천명이 결정해야 한다”며 “지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후 전 조합원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금속노동자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