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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재편 토론에 본격 시선집중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0-09-17 (금) 17:17 조회 : 1968

산별노조 운동은 과연 무엇을 지향하는가. 금속노조(아래 노조, 위원장 박유기)가 15만 여 명으로 조합원 수를 늘린 지 4년이 지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아직 산별노조다운 면모를 뽐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지난해 11월 23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조직발전특별위원회(아래 조발특위)’를 노조 산하에 두고 내부 토론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조발특위에서 다듬어진 내용으로 올 10월 말 정기대의원대회 때 가닥을 잡는다는 계획. 그에 따라 조발특위는 올 3월부터 조직, 교섭, 교육, 재정 소위원회를 각각 가동해 지난 7월까지 의견을 조율해왔다. 그리고 노조는 오는 16일 조발특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있다. 각 소위원회가 조발특위 전체회의에 제출할 의견에는 과연 무엇이 담겨 있을까?

16일 조발특위 전체회의에 ‘눈길’

가장 관심을 끄는 주제는 조직체계를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이냐다. 현 노조 규약은 조합-지역지부-지회를 기본으로 해 기업지부를 내년 9월까지만 잠시 둘 수 있게 짜여 있다. 핵심 쟁점은 사실상 현행 규약대로 할 것이냐, 규약을 손 볼 것이냐다. 내년 10월부터 적용케 할 조직체계는 현 기업지부인 현대차, 기아차, GM대우차 조합원과 직결돼있다. 현 지역지부들에게 이 주제는 지역사업 강화와 잇닿아 있기도 하다.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동차 판매 및 정비 조합원들의 ‘소속’ 변화와도 결부돼 있다. 이 주제가 하나의 의견으로 쉽게 모아지기 힘든 대목들이 수두룩한 셈. 16일 조발특위 전체회의에 던져진 ‘안’만 사실상 6개다.

   
▲ 지난해 11월 23일 임시대의원대회 때 기업지부를 내년 9월까지 한시적으로 둘 수 있는 것을 골자로 한 규약개정안 투표.

이 중 네 개의 ‘안’은 모두 내년 10월부터 기업지부를 지역지부로 재편하되 현대차처럼 동일 자본에 속한 사업장이 두 곳 이상 전국에 흩어져 있는 경우 대표지회장을 둘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대표지회장 선출방식에 따라 네 갈래로 안이 나눠진다. 첫째는 대표지회장 직선제. 이 말은 예컨대 현대차대표지회와 겸하는 현대차울산지회장에 충남 현대차아산 조합원이 (피)선거권을 갖게 한다는 뜻. 다른 예로, 기아차화성지회가 대표지회를 겸할 경우 기아차광주 조합원이 경기의 기아차화성지회장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논리상 A지역 조합원이 그 지역지부장의 (피)선거권을 가지면서도 B지역 산하 지회장의 (피)선거권도 갖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안은 이미 지난 해 7월 13일 임시대의원대회 때 규약개정 요건인 3분의 2에 미달해 부결된 적이 있다.

제출된 ‘안’ 6개씩이나

두 번째 안은 대표지회장을 별도로 뽑게 하는 방식. 이는 대표지회장과 지회장이 겸임하지 않으면서 별도 대표지회장을 직선으로 뽑게 한다는 뜻이다. 현재 기아차지부와 만도지부처럼 각 지역 공장에 각각 지회장을 두면서도 별도 지부장을 직선으로 뽑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세 번째 안은 대표지회장 선출방식을 해당지회 조합원의 자율적 의사결정에 맡겨버리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안은 노조 전체 조직의 운영체계가 통일되지 못하고 산하단위 자율에 떠맡기는 것과 같다는 ‘단점’을 가진 안이기도 하다.

네 번째 안은 지회장 중에서 대표지회장을 뽑되 그 방식으로 직선 또는 간선 모두 열어두는 방식이다. 이는 예컨대 현대차의 경우 울산, 아산, 전주, 남양 등에서 각각 모두 지회장을 뽑게 하고 뽑힌 지회장 중에서 대표지회장을 다시 뽑게 한다는 뜻. 이 안은 지난해 7월 임시대의원대회 때 ‘현장발의’된 내용 그대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안은 첫째 안 부결 뒤 대의원들의 회의장 퇴장으로 논의조차 못했다. 하지만 당시 대의원들의 퇴장은 이 안에 대해 사실상의 불만을 표현한 셈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 안도 조직 내 반대의견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 확인된 내용이기도 하다.

   
▲ 노조는 올 한해 ‘조직발전특별위원회(아래 조발특위)’를 설치, 가동하고 전 조직적 토론을 토대로 올 10월 열릴 노조 정기대의원대회 때 관련한 노조규약을 대폭 손 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노조대의원들이 대의원대회 회의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신동준 편집국장
결국 노조가 제출하고 있는 네 가지 안 모두 이해당사자들을 완벽히 흡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 이런 가운데 전북지부(지부장 박정규)는 지난 6월 21일 지부조발특위를 열어 “기업지부는 유지하고 지역지부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자”는 내용이 담긴 입장을 채택하고 나섰다. 지부는 “금속노조 강화를 위해 기업지부 해소 자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현장조직력을 복원하기 위한 실질적 대책을 모색할 때”라며 “기업지부해소 문제를 당위적으로 접근하면 노조의 조지력과 투쟁력 강화에 도움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전북지부는 조직재편 논의를 유보하고 지역지부 강화방안을 논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제출된 다섯 번째 안이다. 지역지부에서 기업지부해소 논의를 유보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도 하다.

전북 “조직재편 논의 유보하자”

한편, 지난 6월 22일 조직 소위원회 회의 때 자동차 완성사 판매 및 정비 쪽 간부들은 노조에서 제안한 앞의 네 가지 안을 폐기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업지부 유지를 통한 한국형 산별노조를 완성하자”고 강조하며 ‘판매정비 단일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지부(지부장 이경훈)도 자체 조발특위 회의 격론 끝에 완성차 3사 판매 및 정비 단일안을 존중키로 한 상태. 그러나 이른바 ‘판매정비 단일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현재까지 제출된 여섯 번째 안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내년 10월부터 적용하게 될 조직체계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16일 조발특위 전체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다. 10월말로 예상되는 정기대의원대회를 거꾸로 계산하자면 이 논의는 이제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셈. 하지만 이번 논의는 조직체계라는 ‘형식’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교섭, 간부양성, 산별교섭, 산업개입, 지역사업, 비정규직, 조직확대, 재정 등 광범위한 문제 모두 토론에 부쳐 가닥을 잡아야하기 때문. 여기에 내년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 허용에 발맞춘 금속노조 강화방안이 동시에 논의돼야 한다.

이에 앞서 조직형식 논의의 ‘갑론을박’을 노조가 어떻게 조율하여 하나로 모아낼 것인지. 이것이 산별노조 발전전망 토론을 둘러싼 첫 관문인 셈이다. 16일 조발특위 전체회의 때부터 시작되는 ‘토론레이스’에서 노조가 어떻게 지도력을 행사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시기이다.


☞특수문자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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