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사내에 현수막이 붙었다.
믿을 수 없는 눈길로
다시 한번 눈을 들어 현수막을 볼 수밖에 없었다.
'앙꼬 없는 찐빵'이다 들불
현 집행부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가 '선을 넘자'인데
투쟁으로 선을 넘는 것은 환영하지만
현장 조직 중 최대라는 들불이라는 거대조직이
이렇게 왜놈 말로
거하고 격하게 확실히 선을 넘을 수가 있단 말인가!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으로 우리나라를 겁박하고
이제는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땅이라 올리고
일본군 위안부를 한국 돈으로 처리하라고 하는 것도 억울한데
정부마저 일본 놈들 편이라
더 분하고 원통하며 치가 떨리는데
가장 자주적이고 민주적이어야 할
민주노조의 현장 거대조직 들불에서
임투시기에 왜놈 말로
'앙꼬 없는 찐빵'이라니 이게 웬 말인가!
무지이다.
몰상식이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어감과 말을 찰지게 표현하려 그랬다는 변명을 할라치면
집어치우고
바라건대
저 잘난 현수막을 걷을 생각은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
출퇴근 때마다
저걸 봐야만 하는 조합원들이 불쌍하지 않은가!
잘못을 알면
바로 시정하고
새로 현수막을 제작하는 것도 용기이다.
용기 있는 들불조직이길 바라며
더 이상
앙꼬 없는 찐빵을
출퇴근 길에 안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