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
‘3대 무상 복지정책’ 놓고 정부와 마찰중인 이 성남시장
“나도 정부 때문에 잠 못자” 서한 통해 대통령 결단 촉구
“나도 정부 때문에 잠 못자” 서한 통해 대통령 결단 촉구
무상 공공산후조리원과 무상 교복, 청년배당 등 이른바 ‘성남시 3대 무상 복지정책’ 시행을 놓고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이 22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 시장은 “며칠 전 대통령께서 법안 미상정으로 ‘잠을 못이룬다’는 보도를 보았다. 저도 요즘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다”고 서한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100만 시민에게 공약한 무상 공공산후조리, 무상교복, 청년배당 등 3대 복지정책은 시민들이 기다리고, 더 많은 국민이 전국 확대를 바라는데 납득 못할 이유로 중앙 부처들이 차단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협의과정에서 보인 정부부처의 태도를 볼 때 대통령의 결단 외에는 원만하게 이 정책을 시행할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공개서한을 작성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 시장은 정부의 결정에 대해 4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시장은 “복지제한이 아닌 복지확대가 헌법과 법령이 정한 국가의 의무인데 정부는 오히려 이를 복지축소의 근거로 악용하고 있다. 복지방해는 명백히 위헌적이며, 위법적인 결정이다. 지금까지 그토록 강조해 오셨던 헌정질서에 대한 이러한 도전이 과연 대통령의 뜻인가”라고 물었다.
또 지방교부세 시행령을 개정해 지자체의 복지 확대를 반대하는 정부의 조치가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반민주적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시행령으로 법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은 헌법상의 삼권분립의 원칙과 국회입법권을 침범하는 반민주적 처사다. 삼권분립을 부정하고 민주주의 체제에 위해를 가하는 것이 대통령의 뜻을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또 65살 이상 어르신 전원에게 20만원씩 기초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언급하며 “복지는 확대돼야 하고, 국민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의지로 생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시장은 특히 “성남시는 이 복지정책을 위해 증세도, 정부지원 요구도, 다른 복지예산의 축소도 하지 않는다”며 “부정부패 없애고, 낭비예산 아끼고, 탈루세금 징수를 강화해 마련한 자체재원으로 시행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저 또한 100만 성남시민을 대표하며 시민의 권익과 자치권을 지켜낼 의무가 있다.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처럼 성남시장도 시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서한 끝에 “성남시의 3대 무상복지정책을 계획대로 시행할 수 있게 해달라. 이제 사업 시행일이 정확히 9일 남았다”며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성남시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 이 시장 명의의 공개서한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