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들은 사활을 건 투쟁으로 이번 임단협을 승리하고자 했다.
사활? 죽기 살기로 싸워보겠다는 의지였다.
그래서 쟁의찬반투표에서 확실한 쟁의가결로 자신감을 가졌다.
그러나 어이없는 1차 잠정합의안을 보고 얼마나 분노했던가!
집행부가 어느조직인가와 상관없이
이건 그 당시 도저히 노동조합이라 할 수 없을 정도의 허탈한 지도력,협상력,투쟁의지의 빈곤을 보면서 분노의 극에 달 할 수 밖에 없었다.
현대?기아? 이런 환경은 둘때 치고라도 챙피한 노동조합 지도부의 의지를 보고 정말 기가찰 뿐... 그대로 그 분노는 다시 1차 잠정합의안의 압도적 부결로 다시 재점화된다.
한국지엠 10년을 바로잡는다던 노조집행부가 고작 그정도 의지뿐이었음이 지부장 성명서를 통해 재확인된다.
그 성명서를 만약 다른 단사 노조지도부가 보기라도 했다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피식 웃었을 것이다. 한국지엠지부가 겨우 그정도였으니까.
2차 잠정합의를 위해 파업이 다시 시작되고 조합원들이 파업에 전원동참 할 때
이런 생각을 했다.
조합원이 집행부고 조합원이 교섭대표라는 생각...
부결책임도 조합원이 지겠다는 각오를 갖고...
이래저래 시간이 흐르고 2차 잠정합의 투표가 진행된다.
다시 첨을 생각해 봤다.
쟁의찬반투표할때의 그 투쟁의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쟁취한 요구안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우리는 투표를 앞두고 승리했다고 끼뻐하고 있는가!
조합원과 전혀 생각이 다른 노동조합을 알게되어 실망스럽고
조합원이 쟁의투표가결때에만 필요한 노동조합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사측앞에서 당당했는가를 생각해 본다.
1차 잠정합의때도 2차잠정합의때도 마치 강력한 투쟁을 하거나 그 투쟁을 오래하면
공장문닫을지 모른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에 아직 한국지엠지부는 조랑말이고
불쌍한 노동자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미국넘들이 저렇게 활개를 치는구나.한국사람을 하인취급하는 구나...하는 생각들!
집행부!
고생많았다.
긴시간동안.
그런데 그것 하나만 기억해라.
조합원의 눈으로 현재 집행부를 볼때 솔직히 위상이라는 것은 없었다.
조합원이 집행부를 이끌어가고 조합원에게 떠밀려가는 그런 집행부 처럼 보였다.
진짜 대표성을 가지길 바란다.
더 당당해져서 조합원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는 정서적 확실한 대표가 되어 달라.
사측에게 말이다.
물량걱정,공장미래,재정에 대한 한계 등 이런 것들은 최소한 임단협기간안에 노동조합이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노동자는 그런걱정 해주는 순간부터 자본에 길들여지는 것이다. 자본은 그런 걱정 해주는 노동조합이 얼마나 고마웠겠는가.
그런 걱정은 완벽하게 투쟁하고 할수 있는 모든 투쟁을 하고 조합원들이 투쟁을 그만하자고 할때 까지 하고 나서 상황정리를 해보는 것이 임단협투쟁에 임하는 노동조합이다.
그 모두를 조합원들은 승리와 실패와 아쉬움으로 구분해서 판단하는 것이다.
나는 12년 임단투를 승리로 규정할 수 없다.
시간에 떠밀려온 참으로 혼란스러운 임단협으로 기억한다.
조합원이 사측앞에 있었고 노동조합은 조합원뒤에 서 있었던 임단협이었다!
내년엔 노동조합이 꼭 조합원보다 앞에 사측 가장 앞에서 당당하게 투쟁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