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희망퇴직을 공고한 가운데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철회 투쟁에 나섰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르노삼성자동차지회는 8월14일 부산 공장 정문 앞에서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르노삼성자동차지회는 회사의 구조조정 방침 철회를 촉구하며 13일 주야간 전체 조합원이 1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르노삼성자동차 사상 첫 파업이다. 파업에 들어간 조합원들은 오후 3시 부산공장 본관 앞에 모여 “단체협약 체결, 구조조정 박살”을 촉구하며 집회를 진행했다. 14일 지회 간부들은 부분파업을 이어갔다.
|
 |
|
▲ 8월 14일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정문 앞에서 열린 구조조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부산양산=유장현 |
르노삼성자동차는 8월10일 연구, 개발, 디자인 부문을 제외한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회와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 중에 회사는 사전협의 없이 희망퇴직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언론에 따르면 회사는 대상자 4천 여 명 중 30% 가량을 희망퇴직 시키겠다고 밝혔다. 1천5백여명 수준이다.
지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낮은 임금, 혹독한 노동강도를 견디며 생산을 극대화한 노동자들과 르노삼성자동차를 살리기 위해 애써온 부산시민들의 뒷통수를 치는 구조조정을 즉각 철회하라”며 “부산시와 정치권도 구조조정 중단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철상 부산양산지부장은 기자회견 인삿말을 통해 “한진중공업, 풍산마이크로텍 등 부산에서 해마다 노동자가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고용안정투쟁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회는 회사가 희망퇴직 근거로 내세운 경영 위기에 대해 반박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생산능력은 2000년 연간 6만대에서 2012년 30만대로 12년 만에 5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07년 7.7%에서 2011년 -4.3%로 줄었다. 이에 대해 지회는 “영업이익 급감의 원인은 르노와 닛산의 이익 빼가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지회는 “닛산은 부품을 제공하면서 그 비용을 해마다 높여 르노삼성의 생산이익을 빼갔다”며 “2010년에는 그 비용이 매출액의 20%에 달했다”고 폭로했다.
노동자들은 높은 노동강도에 고통받아왔다. 2010년 자동차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생산대수가 르노삼성자동차는 71.6대, 현대자동차 52대, 한국지엠 60.7대다. 지회는 “그동안 노동자들을 혹독하게 쥐어짜면서 생산능력을 높여놓고 이제 노동자들의 목을 자르려 한다”고 회사의 태도를 규탄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자들은 지난해 8월 노동강도 완화와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지회는 지난해 11월부터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시작해 지난 8월10일까지 30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회사는 고용안정 조항을 비롯한 143개 단체협약 요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끌어왔다는게 지회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