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기아차 소하공장 비정규직 투입 직권합의에 관한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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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합의, 과감하게 걷어차자!
비정규직 철폐투쟁, 멈출 수 없다 - 지금은 단결투쟁에 나서야 할 때
“직권합의서 폐기! 비정규직 확대 반대!” 농성에 들어간 동지들이 써붙인 구호들이다. 우리의 소중한 요구가, 모든 노동자의 열망이 저곳에 붙어 있다. 자본가들이 지배하는 현장을 노동자 단결투쟁의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시도. 지회 집행부는 일언반구 없다. 이제 비로소 진짜 반격의 불씨가 현장에서 피어오른 지금, 이대로 ‘휴가 분위기’로 갈 것인가?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K9 관련 추가공정, 이중검사 및 인수검사장에 비정규직을 투입한다”는 기아차 소하지회 집행부와 사측 간의 합의, 그리고 이에 항의하며 검사장 농성에 돌입한 현장 노동자들. 이 사건은 2012년 총파업을 향한 투쟁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과 노동자가 취해야 할 대응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한 달의 흐름을 돌아보자
6월 28일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동악법 재개정을 쟁취하기 위한 민주노총 경고파업에 화물건설 노동자를 포함한 3만 노동자가 모여 투쟁과 승리를 향한 열망을 분출했다. 7월 13일 금속노조 1차 총파업 : 심야노동 철폐, 비정규직 철폐, 노동조건 개선 등 4대 요구를 향한 파업에 금속노조 설립 이래 최대 규모로 조합원이 참여했다.
파업 찬성률도 매우 높게 나왔다. 한국지엠지부는 7월 10·12·13·17·19·20일 파업을 진행했다. 7월 20일 금속노조 2차 총파업 : 1차와 같은 목표로 진행된 2차 총파업에는 충남 당진에 고로제철소가 건립된 이래 최초로 현대제철지회가 24시간 파업에 들어가면서 1차 총파업 때보다 참가 규모가 확대됐다.
도망갈 때가 아니라 전진해야 할 때
또한 민주노총은 진작부터 8월 총파업을 결의했고, 이 물결을 이어받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공무원 노동자들도 의지를 다지며 투쟁을 준비 중이다. 아직 완전하게 투쟁 분위기가 고조되고 정세가 뒤바뀐 건 아니지만, 올해 초만해도 뚜렷하게 나타나던 총파업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 대신 꾸준히 현장 노동자들의 불만과 분노가 행동으로, 함성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수년간 노동자의 어깨를 내리누르던 패배감이 서서히 걷히고,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는 동료 노동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지금 이 순간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지난 수년간 의 후퇴 흐름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을지, 아니면 또 다시 지리멸렬하게 양보와 굴종을 강요당할지 결정될 것이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서 있는 위치다.
도대체 누구 편에 설 것인가
투쟁 분위기가 되살아나는 걸 가장 싫어하는 게 누구일까? 당연히 자본가들이다. 자본가들은 밖으로는 정부와 자본가정당, 언론과 경찰, 검찰을 활용하고, 안으로는 일부 노동자를 길들여 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이중대로 삼는다. 지금 자본가들은 2012년 총파업 전망이 현실화되는 걸 지극히 경계하면서 어떻게든 분위기를 꺼뜨리려 한다.
불행하게도 민주노총 상층 지도부는 실질적인 총파업 조직화를 위한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자본가들과 과감하게 대결하기보다는 선거용·교섭용 압력카드로 총파업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같은 개량정당도 총파업을 조직하고 정치적으로 지도하는 데 관심이 없다. 그들의 관심은 오히려 민주통합당(자본가정당)과 연합해서 권력지분을 나눠갖는 데 있다. 그 결과 관료적 노조 지도부나 개량정당 지도부는 진정성 있는 총파업 투쟁지도부이기보다는 오히려 투쟁에 찬물을 끼얹는 소방수 역할을 하게 된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결국 그들은 종종 자본가들이 내준 알량한 ‘약속’ 따위에 매달려 현장 노동자들을 내팽개친다. 투쟁하는 노동자의 편이 아니라, 투쟁을 멈추고 싶어하는 자본가들과 나란히 선다. 이런 모습은 2012년 총파업을 밀어가는 과정에서도 반복될 것이다.
용기 있는 선택
전체적으로 나타나는 이런 문제가 지금 소하공장이라는 하나의 현장에서 집약적으로 나타난 상황이다. 지회 집행부는 그간 공공연하게 내뱉었던 구호, 집단적으로 결의한 요구를 뒤로 한 채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정면으로 뒤집는 합의를 사측과 맺어버렸다.
소수지만 일부 노동자들이 이런 ‘위로부터의 투쟁 파괴’ 시도에 맞서 과감하게 투쟁에 나섰다. 이런 시도야말로 진정한 총파업의 힘을 현장에서부터 만들어나가는 소중한 행동이다. 그리고 이 행동은 우리 모두에게 분명하게 선택할 것을 요구한다.
누구도 이 상황을 회피할 수 없다. 도대체 누구 편에 설 것인가? 우리 자신, 노동자를 위해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자본가를 위해 살아갈 것인가? 관료 지도부에게 우리 운명을 맡겨놓을 것인가, 아니면 우리 스스로 우리의 미래를 쟁취할 것인가?
2012년 7월 26일 노건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