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6년 한국지엠 임단협 잠정합의를 보며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이것이다. 이것이 과연 '임단협'인가, 아니면 '임금협상'인가.
조합원들이 기대했던 단체협약의 수정과 보완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다. 현장의 노동환경 개선, 고용안정 장치, 조합원의 권리 확대와 같은 핵심적인 단체협약 내용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결국 남은 것은 임금만 합의한 협상이다.
더욱 의심스러운 부분은 신차종 추진 합의의 시점이다.
집행부는 **'2027년 3분기까지 신차종 추진'**이라는 문구를 합의에 담았다. 얼핏 보면 긍정적인 내용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왜 하필 2027년 3분기인가.
2027년 3분기는 현 집행부의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이며, 동시에 차기 지부장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다. 결국 신차 추진 여부가 확인될 시점과 선거 시점이 정확히 맞물린다.
이것이 단순한 우연일까.
혹시 현 집행부가 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신차를 유치했다", "우리 집행부가 성과를 만들었다"는 정치적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기를 맞춘 것은 아닌지 충분히 의심할 수밖에 없다.
신차는 조합원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결코 특정 집행부의 선거용 홍보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조합원 모두의 미래를 위한 과제이지, 집행부의 재집권을 위한 치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노동조합은 선거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다. 조합원의 권익과 고용안정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만약 이번 합의가 차기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계산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그것은 조합원을 위한 협상이 아니라 집행부를 위한 협상이었을 뿐이다.
현장의 조합원들은 더 이상 보여주기식 성과와 정치적 계산에 속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거를 위한 포장된 약속이 아니라, 확실한 고용보장과 구속력 있는 합의, 그리고 조합원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은 집행부의 선거조직이 아니다.
조합원의 신뢰를 잃는 순간, 그 어떤 성과도 진정한 성과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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