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정합의 이후 현장의 상황은 아비규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합원들의 기대가 큰 연임 집행부인 만큼 안규백 지부장이 높은 임금인상과 성과급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2018년 군산공장 폐쇄이후 빼앗긴 단협에 대한 복원 열망과 2028년 이후 한국지엠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이번 임단협이 매우 중요한 교섭이었다.
높은 현장의 관심으로 인해 잠정합의 이후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과 현 노동조합 게시판에는 비난과 조롱이 지속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까지 노동조합 역사상 어느 집행부여도 요구안을 모두 쟁취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만큼 현장이 소란스러웠던 이유는 카카오톡 익명방과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유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익명방은 700여명의 부평, 창원 채팅방, 창원방, 200여명의 방 등 여러 채팅방이 존재한다. 나 역시 익명방에 들어가 있고, 채팅은 하지 않지만 종종 들여다보고 확인하고 있다. 익명이라는 가면을 쓰고, 논리 따위는 무시한 채 몇 명의 조합원들이 무지성 비난과 조롱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불만이 있던 조합원들은 비난 분위기를 따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님 말고 식의 근거없는 허위사실까지 지속적으로 유포하는 일부 인원은 조직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노동조합 홈페이지 같은 경우 현 집행부는 선거기간을 제외하고 소통이라는 이유로 폐쇄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불만을 가진 조합원이 글을 올리면 그 분위기에 휩쓸려 현장이 혼란스러워 진다는 것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집행부의 잠정합의안이 나 역시 아쉬운 것은 사실이나 모두 성인인 우리가 철없는 10대들이나 일베들이 하는 것처럼 무지성 비난행위는 과연 옳다고 볼 수 있을까? 익명방에서 가결을 외치는 조합원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측이니, 상집간부이니 하면서 XX하면서 쫒아 내는 것이 과연올바른 행동일까?
조합원들이 감정적인 판단을 하여 부결된다면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은 무엇일까?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우리는 지난 경험을 통해 1차 부결 후 여름휴가 이후 교섭을 이어가면 사측은 더 이상 내 놓을 제시안이 없다고 할 것이 분명하다. 노동조합은 또다시 파업을 이어갈 것이다. 6T파업이 지속된다면 그 피해는 노사 모두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2년 동안 많은 파업으로 인해 성과급이 추가 인상이 되어도 이미 파업으로 인한 임금손실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단체협약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2018년 이후 빼앗긴 단협이 내어준 것은 아니나 다시 되찾아 오는 것이 매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현장에서는 단협이 뭐가 달라진 것이 있냐고 더 투쟁해야 한다고 한다. 임금과 미래발전에 교섭의 힘을 집중한 만큼 단협부분은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논란이 많이 되는 미래발전전망 관련하여 생각해보자. 지금 헥터 사장을 비롯한 ISP, 한국 임원들 중 신차 확약을 해줄 인물이 과연 누가 있는가? 노동조합이 투쟁한다고 신차를 줄 까? 우리 스스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차에 목이 매여 있는 것은 아닌가? 물론 누군가는 신차 걱정 없이 회사가 지속 할 수 있냐고 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우리의 처한 현실과 글로벌GM의 전략상 신차로 노동자들을 협박하는 것이 현실이다. 즉, 노동조합이 투쟁을 지속하면서 강성이거나, 모두 양보한다고 하더라도 GM입장에 해당 공장이 필요하다면 신차를 배정하는 것이고, 필요 없다면 가차없이 폐쇄하는 것이 GM이다.
따라서 현장에서 요구하는 신차에 대한 열망은 나 역시 마찬가지지만, 현재 잠정합의안의 문구는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은 정해졌다고 본다. 내년이 되어야 신차 윤곽이 나올 수 있는 것이 현 상황인 것이다.
이제 주말을 지나면 투표다. 한가지 장담한건대 지금까지 GM의 수탈 과정과 행태를 보면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가 파업을 지속하거나, 끝없이 양보해도 글로벌 GM의 입장에서 한국공장이 필요하다면 돌리는 것이고, 필요 없다면 폐쇄할 것이다.
부결 후 파업을 이어가서 미래가 확약된다면 부결이 옳다. 가결이 된다고 미래가 확약된다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신차 결정은 내년에 되는 것이 사실인 만큼 조합원들이 곰곰히 생각하면서 어떤 것이 현명한 판단일지 고민해봐야 한다.
부결이 되어 지속적인 파업으로 노사간 서로 무엇을 위해 이런 소모전을 하는 것인가 하는 후회가 들지 않으려면, 올해 임단협은 가결 후 내년 신차 확약을 위해 지금은 이쯤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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