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이라크전쟁에서 ‘테러’와 ‘전투’ 사이
금년 3월이면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한 지 3년이 된다. 미군도 2천 명 이상 죽었고 민간인은 10만~20만을 추정할 뿐 얼마나 죽었는지 알 수 없다. 직접적 희생을 넘어 전쟁으로 인한 질병, 가난, 실업 등을 감안하면 훨씬 많은 민중들이 희생되고 있다. 1990년 초 걸프전이 끝나고 10년간 미국의 경제봉쇄로 100만 명의 이라크 어린이들이 죽었다는 사실은 전쟁의 간접적 피해가 얼마나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 때 어린이 비만이 사회문제였던 이라크에서 울부라이트 국무장관이 말했듯 이라크 어린이의 죽음은 미국으로서는 매우 가치 있는(?) 일이기도 했다.
지금 이라크는 전쟁 중이다. 서방측 보도, 엄밀히 말하면 미국 측 보도는 연일 이라크에서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한다. 한국 언론들은 이들이 송출하는 언론을 그대로 받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테러’라고 말한다. ‘자폭테러’, ‘자살 폭탄 테러’, ‘차량폭탄테러’, ‘여성자살 폭탄 테러’, ‘소년(녀)자살 폭탄 테러’, ‘동물시체 폭탄테러’ 등 이라크 민중들에 의해 행해지는 이라크 경찰과 미국에 대한 공격은 모두 ‘테러’로 규정된다. 지금 대다수의 일본 사람들은 자신들의 근세사에서 이토오 히루부미는 불량(조)선인이자 테러리스트인 안중근에 의한 ‘테러’로 서거했다고 배운다.
안중근은 1905년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자신이 경영하던 석탄상점을 처분하여 남포에서 돈의학교를 세웠으며 블라디보스톡으로 망명한 뒤 대한의군 참모중장으로서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등과 함께 일본군에 맞서 전투를 벌였다. 안중근은 무단으로 조선을 침략한 일본에 맞서 ‘전투’를 벌였고 ‘적을 사살’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에서 독립투사로서 그를 칭송하고 흠모하며 ‘의사’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라크 민중들은 미국의 야만적 침략에 맞서 전투를 벌이고 있으며 적을 사살하고 있는 것이다. 사망한 2천명의 미군은 테러리스트에 의해 테러당해 죽은 것이 아니라 이라크 해방군과의 전투에서 전사한 것이다.
지금 이라크 민중들은 폭력의 이름으로 자신의 나라를 침략하고 지배하고 있는 미군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전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조지 부시, 테러리스트”를 외치면서 말이다. 한국정부는 지난 연말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참여한 반쪽짜리 국회를 열어 이라크 파병 연장안을 통과시켰다. 열린우리당 내에서 파병을 반대하던 의원들조차 자신들이 회의장을 벗어나기만 하면 정족수 미달로 파병안이 부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자리를 지켜 파병안이 가결되도록 협조하였다. 한반도에 있어서 반미와 미군철수를 외치던 그들이 이라크 민중들이 죽어가고 있는 현실에서는 미군은 물론이고 한국군까지 침략자로서 테러리스트로 낙인찍히는 것을 방조한 것이다. 그들 모두 공범이다.
이제 미국의 이라크 침략 3주년을 앞두고 미국의 이라크 민중들에 대한 ‘테러’를 부각시켜 나가야 한다. 그리고 언론을 통해 온통 왜곡하고 있는 이라크 민중들의 저항은 테러가 아니라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전투’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한국정부가 테러의 주범을 뒤바꾸어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정당화하려는 음모와 시도를 중지시켜야 한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 3주년이 다가오기 전 그들이 이라크를 떠날 수 있도록 반전운동을 힘차게 시작해야 한다. WTO, FTA반대 투쟁과 미국의 이라크 침략에 반대하는 투쟁, 한국의 이라크 파병 반대 투쟁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민주노총을 총파업을 선언하고 시행할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가 테러리스트가 아님을 선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중근도 ‘의사’로 부를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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