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기간에도 투쟁은 계속된다 - 파업농성 사수투쟁 5일차(8월 3일)
8월 3일 오늘도 어김없이 농성장에도 날이 밝았다.
이제는 어색하지 않는 타사업부 동지들과 아침을 같이 맞이하고, 하루를
같이 행동하는 것이 이제는 익숙해진 것 같다. 농성장의 5공장 동지들을
볼때면 얼마나 힘겨운 투쟁을 해오고 있었는지, 이곳 농성장의 모습들을
보면서 다는 아니지만 하나하나 느껴지는 것 같다.
오늘은 노동가 교육이 있었다. “철의 노동자”, “또다시 앞으로”,
“가야하네” 등을 배우면서, 가사 하나하나가 가슴속에 새겨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무더운 날씨 속에도 고생하는 5공장 동지들... 그리고 타사업부
동지들... 다시 한번 가슴속에 새겨본다. 나는 노동자다. 그것도
이곳저곳 눈치보고, 이곳저곳에서 업신여김 당하는 비정규직.. 여기서
절대 멈추지 않으리라. 단결하여 투쟁해서 승리하는 그날까지.... 나의
행군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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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동지들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오늘은 2공장
대의원, 3공장 조합원이 더 결합했다. 오늘 온 2공장 대의원은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오래 농성을 한 사람처럼 우리들 속에
녹아들었다. 또 딸 같은 부인과 함께 안현호 대의원이, 동생같은 아들과
함께 조정모 대의원이 방문을 했다. 한국 사람들은 고생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무언가를 사가지고 와야 한다는 고마운 생각을 해서 좋다.
농성 5일만에 고기와 과일을 맛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간만에
주방장들도 쉴 수 있어서 보기 좋았다.
오늘 노동가 교육에서 조가영 동지가 가사의 의미 하나하나를 설명해
주었다. 냉대받고, 두들겨맞고, 그래서 열받아서 강철이 되는 철의
노동자.. 정말 잘 맞는 비유다. 민주노조는 만드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도 맞다. 조합원 동료들과 통화를 해보면, 휴가기간 동안
사장, 소장, 반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친구가 많다. 나와서 술한잔
하자고 들은 친구도 있다. 집에 전화가 와서 집안싸움이 난 친구도 있다.
휴가기간이 끝나는데로 부당노동행위로 다 고소해버려야 겠다.
야간근무는 모기에 뜯기고 경비들 때문에 약간씩 긴장도 하지만,
동지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 4공장은 인원이 많아서
조를 나누었고, 나는 3공장 대표와 한 조가 되었다. 3공장 대표와 이야기
하면서 참 맑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대표는 “돌격 앞으로”
스타일인데, 3공장 대표는 사려깊고, 조합원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는 사람 같았다. 그러면서도 강단이 있는.. 휴가끝나면
재미있어질 것 같다. 농성기간 동안 서로 얼굴도 몰랐던 각 공장 대표,
대소위원, 조합원들과 알게 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역시 노동조합은
강하다. 전체는 항상 부분의 합보다 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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