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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악노조법을 이참에 단협에 넣자?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1-05-23 (월) 09:08 조회 : 1847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5월3일 울산 북구비정규센터에서 열린 3차 중앙교섭에서 산별중앙협약을 개악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노조 측의 반발을 샀다. 신쌍식 사측 교섭대표는 이날 교섭 말미에 “외부에서 유일교섭단체, 상급단체 파견 허용 등에 대해 산별중앙협약이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들을 한다”며 “이번 교섭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타임오프 및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제도를 포함한 개악 노조법에 맞게 산별중앙협약도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더불어 신 대표는 교섭구조 개선에 대한 사용자측 의견도 제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아직 구체적이진 않지만 지난달 26일 2차 교섭에서 밝힌 사용자측 요구의 주제가 산별중앙협약 개악과 교섭구조 변경 두 가지였음이 드러난 셈이다.

   
▲ 5월3일 울산 북구비정규센터에서 3차 중앙교섭이 열리고 있다. 김상민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지금 우리가 확보한 단체협약은 길게는 40년이 넘는 자율적인 노사관계를 통해 마련된 것”이라며 “개악노조법을 들이대 산별중앙협약까지 건드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다만 “교섭구조에 대해서는 노조도 조직발전특별위원회 등 내부 토론을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보다 효율적인 교섭을 위해 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교섭에서는 노조 측이 요구안과 관련한 사용자측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날 사측은 비록 질문이라는 형식을 띄긴 했지만 모든 요구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들을 쏟아냈다. 사측은 먼저 금속산업최저임금 산정 기준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노조가 지난해까지와는 달리 월급 15만611원 정액 인상분을 반영한 뒤 소정근로시간을 209시간으로 나눠 최저시급 5,577원을 요구한 이유가 뭐냐는 것.

“최저임금을 높게 줄 이유가 없다”

김연홍 노조 사무차장은 이와 관련해 “일단 금속산업최저임금 인상을 올 기본급 임금인상 요구와 같은 수준으로 해야 최저임금 대상자들과의 임금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 차장은 “주5일 근무제 도입 이후 소정근로시간은 209시간으로 한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에 이에 따라 시급을 산정한 것”이라며 “소정근로시간보다 정액급여 인상을 중심으로 봐 달라”고 답했다.

이에 사측 신 교섭대표는 사용자협의회 소속사에 소정근로시간이 209시간인 곳이 많지 않다는 점, 금속사업장이 타 사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더 높다는 근거가 없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최저임금을 높게 줄 이유가 없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사측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제외 요구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했다. 신 대표는 “노동부가 노조법의 해당 부분을 강행규정으로 보고 있는데, 사용자 입장에서는 노동부 지침을 위반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현재 노동계에 진행하고 있는 법적 다툼의 결과가 날 때까지 이 요구를 보류할 수 없냐는 질문을 던졌다.

   
▲ 5월3일 울산 북구비정규센터에서 열린 3차 중앙교섭에서 박유기 노조 위원장이 사용자협의회 측의 주장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김상민
사측의 질문에 박 위원장은 “헌법이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단체협약은 노사가 자주적인 교섭을 통해 맺어지는 것”이라며 “노동부 시정명령에 대한 법적 싸움도 벌이지만, 이 결과와 상관없이 부당한 노동부 지침은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원칙”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의 2년 이상 상시업무 정규직화 요구에 대해서도 사측은 대법원의 판결 범위조차 뛰어넘는 내용이라며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을 밝혔다. 신 대표는 특히 “근로자 개개인에 대한 정규직 요구와 달리 상시업무를 통째로 정규직화하라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최소한 연속적인 업무에 한해서는 고용과 처우를 차별을 없애자는 취지의 단계적 요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와 더불어 “비정규직 문제가 전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시업무에 대한 정규직화는 오히려 노동자에게 동기부여를 해 회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노조 발암물질 요구와 관련해서도 사용자의 피해자 배상 의무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위 있는 기관으로부터 입증되기 전까지 단협에 배상 의무를 명시할 수 없다는 것. 이에 김연홍 노조 사무차장은 “근로복지공단은 굉장히 보수적인데 암에 대해서는 특히 더 심하다”며 “노동부나 근로복지공단 판단에 맡기면 배상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사측의 입장을 반박했다.

사측, 교대제 개선도 ‘난색’

사측 신 대표는 노조의 노동시간단축과 교대제개선 요구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노사공동선언문을 채택한데다, 노사공동위에 실노동시간단축 소위원회까지 운영키로 했는데, 다시 신설요구로 나온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사측은 “완성차 제조사와 상관없이 부품사가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할 수 있는 곳이 얼마냐 있겠냐”며 난색을 표했다.

박 위원장은 “올해 요구안은 구체적인 것이 아니라 실노동시간 단축의 원칙을 제출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앙교섭에서 이에 대한 합의를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차장은 “노사공동위에서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부품사 현황을 보면 교대제 변경에 대한 준비가 매우 미흡하다”며 “사용자들도 지금부터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사측의 질문 태도는 노조 측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강태희 금속노조 울산지부장은 “질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을 보면 사측의 부정적 견해를 다 밝힌 것 같다”며 “앞으로 교섭이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기만 경기지부장은 “마치 잘 짜여진 쇼를 보는 것 같다. 교섭에 대한 진정성이나 대화할 태도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이 지부장은 “이런 방식의 교섭이 진행되면 올해 노사 관계가 굉장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노조측이 올해도 어영부영 넘어갈 것이라고 본다면 대단한 착각”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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