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한진중공업 부당해고 판정을 특별한 이유 없이 연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진중 노동자 170명이 제출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한 심문회의가 지난 4월28일 열렸으나 부산지노위가 시간만 끌다 아무 결론도 내지 못한 채 5월6일로 판정을 미룬 것.
이 날 오후 1시30분부터 시작된 심문회의에서 한진중지회는 여러 자료와 문제제기를 통해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입증했다. 지회에 따르면 한진중 건설부문이 서울 신문로에 시공한 주상복합아파트와 관련해 7백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진행중이다. 지회는 “건설부문 경영실패의 책임이 한진중 노동자들에게 떠넘겨졌다”며 “특히 긴박한 경영상 이유를 들며 정리해고를 단행한 회사가 대법원에 손해배상 건이 상고중인데도 배상금을 먼저 지급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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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지노위는 4월28일 한진중부당해고구제신청에 대한 심판회의를 열었지만 판정을 5월6일로 연기했다. 부산양산=유장현 |
이어 지회는 “당장 집행할 이유가 없는데도 지난 해 회사가 ‘기타의 대손상각비’라는 명목으로 굳이 5백6억원을 사용해 결국 당기순손실 5백17억 원을 발생시켰다”며 “이번 정리해고가 회사에 의해 계획된 것이라는 노조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기타의 대손상각비'는 대여금, 미수금 등에서 발생하는 대손액을 처리하는 계정이다.
사측의 억지주장은 여전했다. 회사는 “수주 시 영도와 필리핀 수빅 두 곳을 동시에 신청하지만 영도조선소 인건비와 제작단가가 높아 필리핀 수빅으로만 수주가 이뤄지고 있다”고 거짓해명을 했다. 또 “대손상각비 건을 두고 마치 정리해고를 위한 고의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우기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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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중지회가 28일 부산지노위 앞에서 부당해고구제신청에 대한 공정하고 신속한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양산=유장현 |
노사간의 공방이 4시간 동안 계속 됐고, 이 과정에서 공익위원 3인이 노조에 사측과의 화해를 권고하기도 했다. 심문회의에 이어 판정회의에 들어간 지노위가 오후 7시경 판정 발표 연기를 알렸고 이에 지회는 반발했다. 지노위 주변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한진중지회와 가족대책위 등 2백여명이 지노위 심판장 앞으로 몰려가 오후 9시까지 항의시위를 벌였다.
지회에 따르면 지노위는 심문회의를 마무리하며 사측에 노조의 주장을 충분히 검토한 후 판정일인 5월 6일에 회사 입장을 밝힐 것을 전달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한진중 조합원들은 “결국 지노위가 회사에 변명을 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 아니냐”며 “우리는 단 하루도 더 기다릴 수 없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