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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경찰이 되려는 꿈 포기할래요”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1-05-23 (월) 09:06 조회 : 2159

전 세계가 기념하는 노동절 121주년. 부산에서는 슬픈 노동절이 되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숙박농성을 하며 5개월째 집에도 들어가지 못한 정홍형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조직부장이 1일 오후 4시 40분경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서 사복경찰 10여명과 회사가 고용한 용역 2명의 급습을 받고 붙잡혀 갈 뻔했다. 그러나 가족과 노동자 사수대의 격렬한 저항은 경찰과 용역의 깡패같은 체포작전을 무산시켰다.

정홍형 조직부장은 경찰 급습으로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는 충격을 받았으며, 2시간동안 혼절상태로 17호 크레인아래 천막에서 간호사도 없이 긴급히 혼자 달려온 의사의 응급처방으로 2시간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 임시 천막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정홍형 부장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긴밀히 결합하여 투쟁해온 정 부장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업무방해, 한진중공업 무단 주거침입, 회사 건물에 계란을 던짐을 주도, 시설물 파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의해 수십건의 소환장을 받고 체포영장과 검거령이 떨어진 상태였다. 부산시 경찰청은 정홍형부장을 검거하기 위해 영도경찰서 뿐 아니라 아무 관련도 없는 부산진경찰서에 2개조의 전담 검거반을 편성해서 한진중공업 앞에서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정 부장이 집에도 가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김해에 있는 집과 외삼촌집, 고모집까지 수시로 검거팀을 보내서 가족과 친인척을 괴롭혀 왔다.

5월 1일 오후 2시, 부산에서는 부산역광장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철회, 국민임투승리를 위한 121주년 노동절 기념집회’가 열렸다. 정 부장은 노동절 집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부인과 중학교에 다니는 딸이 정 부장과 크레인 농성자들을 위해 미나리전, 호박죽, 과일등을 준비하여 한진중공업 농성장을 방문하러 들렀다. 오후 4시 40분경, 정 부장은 모처럼 만난 처자식을 배웅하기 위해 정문을 나섰다.

   
▲ 노동절 집회에 참석한 한진중공업 해고자 가족들. 2011. 5. 1 부산역광장
곧 바로 사복을 하고 운동화를 착용한 정체모를 괴한 10여명이 부인과 중학생 딸아이가 보는 앞에서 정 부장을 잡아가기 위해 급습했다. 이 모습을 중학교 3학년 딸은 “아빠, 이럴 줄 알고 배웅하러 문을 나오지 말랬는데, 왜그랬어”하며 놀란 가슴을 부여잡으며 울먹였다. 마침 근처에 있었던 노조 사수대와 부인 등 4명이 10여명의 사복괴한들뿐 아니라 경찰과 합세한 경비용역과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긴급히 연락을 받고 현장을 지키던 조합원들이 가세하면서 경찰의 정홍형 체포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단 5분만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노조사수대의 긴급한 저항으로 괴한들에게 풀려난 정 부장이 정문을 통해 현장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괴한들이 재차 급습하여 정홍형 부장은 콘크리트 바닥에 넘어지면서 머리에 ‘쿵’하는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 노조 사수대는 정 부장을 긴급히 17호 크레인 아래 임시 농성천막으로 옮겼으나, 의식불명의 혼절 상태였습니다. 경찰 체포를 우려하여 응급실로 옮기지 못한 채 노조는 인도주의 의사협의회 관계자에게 연락을 했으며, 정운용 의사가 간호사도 없이 청진기와 혈압계, 응급양품만 들고 한진중공업으로 달려왔다. 의사의 응급치료를 받은 정 부장은 2시간 만에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정 부장은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하며 “머리가 아프다. 목이 아프다. 정신이 없다”고 했다. 정 의사는 응급치료를 하먼서 “편안히 쉰는 상태로 24시간은 지켜 봐야한다”며 ‘안정’을 강조했다.

   
▲ 노동절 기념대회. 부산역광장. 한진중공업으로 거리행진. 2011. 5. 1
사태수습이후 사정을 알아보니 평상복차림에 운동화를 신은 괴한들은 영도경찰서와 부산진경찰서 수사대였다. 정 부장을 잡아가려고 한 그 위급한 사정에서도 노조 사수대는 괴한들에게 신분증과 체포영장 제시를 요구했으나, 그들은 아무런 응답도 없이 정 부장과 노조사수대를 공격했던 것이다. 미란다 원칙은 온데 간데도 없었다. 그 사건이 3분 지나자, 부산역에서 노동절집회를 마치고 한진중공업으로 행진한 1천여명의 노동자들이 정문에 도착했다. 만약, 1천여명의 행진대오가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경찰이 저지른 만행은 정말로 처참한 노동절이 되었을 것이다.

아빠의 습격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정 부장의 딸은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엄마에게 “이제 경찰이 되려는 꿈을 포기할래요”라고 했다고 한다. 지금 중학교 3학년인 정 부장의 딸은 평소의 꿈이 ‘정의와 약한 사람을 지키는 경찰’이었다. 경찰과 권력도 때를 가려야한다. 121주년 노동절. 대한민국의 슬픈 노동절이었다.


☞특수문자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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