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신문에서 정혜신 정신과 전문의와 놀던 쌍용차 노동자의 6살짜리 자녀가 나무에 올라가 ‘자살할거야’라고 얘기했다는 내용을 봤습니다. 차마 기사 뒷 내용을 더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아이가 누군지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6살짜리 아이가 5명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 아이도 6살입니다. 혹시나 내 아이가 저 말을 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에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금속노조와 쌍용차지부,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5일 쌍용차 노동자 정신건강 3차 조사결과와 그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창근 지부 기획실장은 안타까움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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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근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은 최근 회사가 고 임무창 조합원 사망 사건 처리건으로 보낸 서류를 제시하며 노조의 대화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회사의 태도가 노동자의 죽음을 부르고 있다고 규탄하고 있다. 강정주 |
이 실장은 “이 보고서는 실태조사결과가 아니라 ‘죽음에 이르고 있는 과정의 보고서’다. 죽음을 멈추기 위한 열쇠는 회사가 가지고 있다. 지금은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회사 측에 사태 해결을 위한 교섭 성사를 촉구했다. 이어 이유일 쌍용차 사장에게 공개토론을 요구하며 토론을 통해 회사의 역할과 대책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지부는 지난달 31일 회사에 8.6 노사합의 이행과 해고자 복직 대책 마련을 의제로 한 교섭을 요청해 둔 상태다.
이 실장은 노동자들의 죽음이 계속되는 이유가 회사의 태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이유일 사장이 아직까지 2013년에야 무급휴직자 복직과 해고자 문제를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은 14명을 더 죽여야 된다고 얘기하는 것과 같다”며 “생산물량, 비용 문제를 핑계대고 있지만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지부는 최근 잇달은 무급휴직자 죽음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이마저도 거부한 채 일방적인 처리 통보를 해 조합원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이 실장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임무창 사망건과 관련한 준비 서류’를 무급자 위원회에 팩스로 발송했다. 이 실장은 “임무창 조합원이 죽은 지 한 달이 넘어서야 퇴직금을 정산하려면 서류를 준비하라고 임의단체에 팩스 한 통 달랑 보냈다”며 “이것이 노조가 요청한 대화를 거부한 채 회사가 보인 첫 번째 반응”이라며 회사의 태도를 규탄했다.
김호규 노조 부위원장도 실질적 대책 마련을 위해 회사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교섭을 요구하면서 15일까지 회사의 공식적인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평택시나 쌍용차지부가 아니라 오직 회사만이 해결 열쇠를 가지고 있다. 어떤 형식으로라도 대화를 해야 한다”며 “회사의 답변을 받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해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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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규 노조 부위원장이 쌍용차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쌍용차 회사 측에 교섭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강정주 |
지난 4일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공개한 ‘쌍용차 노동자 정신건강 3차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무급휴직자, 정리해고자 등 쌍용차지부 조합원은 평균 자살율의 3.74배, 심근경색 사망률의 18.3배의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조합원 절반 이상이 고도 우울증상을 보였고, 80% 이상이 부부, 자녀와의 관계가 정리해고 이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