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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DNA법’이 노동자 잡네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1-04-26 (화) 09:35 조회 : 2363

살인, 강간, 강도 등 흉악범죄자를 대상으로 디엔에이(DNA)를 채취해 영구 보관하는 일명 DNA법. 그런데 검찰이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들에 DNA시료채취출석요구서를 보내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 창원의 이경수 대림자동차 해고노동자는 지난달 중순 창원지방검찰청으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이에 앞서 이 조합원은 지난 연말 창원지검으로부터 “DNA 시료를 채취해야하니 나오라”는 전화를 두 차례 받았다. 당시 창원지검은 이 조합원이 DNA법에 따른 DNA채취대상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 씨가 이에 응하지 않자 결국 검찰은 집으로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이 조합원은 회사의 일방적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하다 지난해 3월 22일 구속됐고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구치소에서 나왔다. 회사는 2009년 10월 30일 경영악화를 이유로 1백 93명 희망퇴직을 밀어붙였고 47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대림자동차지회는 지난해 3월 1일부터 19일간 공장 옥상 점거농성을 펼쳤고 이 조합원은 당시 지회장이었다.

   
▲ 쌍용차 옥쇄파업에 연대했다 구속됐던 박세준 인천지부 전 사무국장은 올 3월 DNA시료채취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인천지부 KM&I지회 박세준 조합원 역시 지난달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으로부터 DNA 시료 채취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박 조합원은 인천지부 사무국장이던 지난 2009년 6월 말 쌍용차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지원 및 연대했다는 이유로 구속됐었다. 지금 박 조합원은 회사에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다.

쌍용차지부 서석문 조합원을 포함한 쌍용차 노동자 3명도 지난 달 마찬가지로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이 중 징계해고자인 서 조합원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구인할 수 있다”는 검찰의 연락에 지난 1일 직접 수원지검 평택지청에 나가 디엔에이 시료 채취에 응했다. DNA 채취 출석요구를 거부할 경우,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채취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서 조합원은 구강점막에서 채취하겠다며 혓바닥을 내밀어 보라는 담당자에게 “흉악범 취급받는 것도 불쾌한데 그냥 머리카락이나 뽑아가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검찰 담당자는 “모근도 제대로 있어야 하고 머리카락은 여러모로 귀찮으니 협조하라”고 답할 뿐이었다고 서 조합원은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림자동차 이 조합원은 “살아보겠다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흉악범 취급하다니 노동조합 간부로서 참을 수 없는 굴욕감을 느꼈다”며 “인권침해문제도 심각하지만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지적한다.

   
▲ 2010년 3월 경남지부 대림차지회 조합원들이 회사 본관을 점거하고 '정리해고반대'를 외치고 있다.

이 조합원은 “노동자들은 투쟁하다보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검찰이 노동자들에게 폭처법을 마구 적용해 모든 노동자들을 잠재적인 디엔에이 시료 채취 대상자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노조 신종탄압수단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법을 없애야 한다”며 “현재 DNA법에 대한 헌법소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노조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 갖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은 인권침해 논란 끝에 지난해 7월 26일 시행됐다. 법 시행 뒤 경찰은 아동성폭력, 살인, 강간추행, 강도, 방화, 약취유인, 상습폭력, 조직폭력, 마약, 특수절도, 군형법상 상관살해 등 11개 범죄 피의자의 DNA를 채취하고, 검찰은 법 시행 전 저지른 범죄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사람이나 이미 구속된 피의자의 DNA를 채취한 뒤 영구 보관한다. 채취 대상자가 동의하지 않을 때는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채취에 나선다. DNA채취 대상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폭행·주거침입·재물손괴·상해 등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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