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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블랙리스트야. 안돼."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1-03-28 (월) 09:00 조회 : 2150

현대중공업이 금속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불법적인 노무관리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지부장 강태희)와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지회장 오세일)는 3월23일 오전 11시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이 노조 가입을 이유로 사내하청노동자에게 퇴사를 종용하고 타 하청업체 재입사를 완전히 차단했다”고 폭로했다.

현대중사내하청지회 하 모 조합원은 지난 2001년부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로 일했다. 2010년 2월 금속노조에 가입한 하 씨는 주변동료들에게 “회사의 일방적인 시급 삭감과 토요 무급화는 잘못 됐다”고 말하며 지회가입을 권하기도 했다.

   
▲ 3월 22일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가 현대중 앞에서 '블랙리스트철폐' 출근선전전을 하고 있다. 현대중사내하청지회

하 씨의 노조가입 사실을 알게 된 업체 관리자는 경영상 사유라며 퇴사를 종용하고 과도한 업무를 시키는 등 압력을 행사했다. 하 씨는 결국 지난 11월 7년간 일한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후 하 씨는 현대중의 다른 사내업체에 입사 지원해 적격판정을 받았지만 막판에 입사를 거부당했다. 보직을 달 정도로 기술을 인정받았던 하 씨는 답답한 마음에 한 울산 동구의회 의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요청을 받은 의원이 현대중공업 운영지원부에 거부이유를 물어보니 “노사관계 문제가 있어서 출입증이 안 나온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금속노조 울산지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운영지원부는 인적사항 전산처리와 출입증 발급으로 사내하청노동자 2만여명에 대한 노무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전산자료에 정보를 입력해놓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출입증 중복발급이 안 되는 것을 이용해 소위 ‘전산 클레임’을 걸어 지회 조합원들의 재취업을 막고 있다. ‘전산클레임’은 한 업체에서 퇴사를 하더라도 기존 업체에서 계속 근무 중인 것으로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현대중이 금속노조 조합원에게만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조선경기 침체를 이유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사내하청노동자 2천명을 해고하고 근로계약 갱신과 취업규칙변경을 강제했다. 회사는 2009년, 2010년에 각 2조2천억원과 3조8천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기본급 평균 10% 삭감 △토요일 무급화 △ 설, 추석명절휴가 1일 축소 △수당 평균 50% 삭감 등 사내하청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더욱 악화시켰을 뿐이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 울산지부 김진호 수석부지부장은 “노동조합 가입했다고 재취업을 원천봉쇄하고 생존권을 박탈하는 것은 구시대적”이라며 “사내하청지회의 노조활동보장은 물론 대법원이 사용자 책임을 인정한만큼 헌법과 노동관계법에 따른 사용자로서의 의무를 다하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0년 3월 “원청 사용주인 현대중공업은 하청 노동자나 하청노동자들의 노동조합과의 관계에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또 김 수석부지부장은 현대중에 대해 “블랙리스트와 전산클레임을 없애고 조합원들에 대한 취업 방해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수 조원에 달하는 경영성과를 하청노동자의 노동조건 높이는 데 써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중사내하청지회는 지난 22일부터 현대중공업 각 정문을 순회하면서 ‘블랙리스트 철폐’ 출퇴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지회는 현대중공업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폭로하고 노조활동을 보장받기 위한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특수문자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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