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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국회, 불법파견 면죄부 주나?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1-02-22 (화) 10:22 조회 : 1862

민주당이 임시국회 개회 조건 중 하나로 직업안정법 전부개정안 상정에 합의해 노동계의 비난이 높은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18일부터 임시국회를 개회하기로 15일 전격 합의했다. 겉으로 민생국회를 강조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번 국회에서 정부여당이 입법 예고한 법안들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임시국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여야만이 아니다. 노동계도 이번 임시국회를 앞두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노동자의 노동조건 및 노동조합 활동과 직결된 주요 법안들의 개악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다뤄지는 노동 관련 사안들, 어떤 것들이 있을까.

   
▲ 'MB-한나라당 심판 정당 시민사회 연석회의' 소속 회원들이 2월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MB-한나라당 3년 폭정 심판, 민생 살리기 국민대회 및 집중국민행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어 구제역 사태와 비정규 문제, 한미FTA 재협상 문제, 전세난과 가계부채 문제, 4대강 사업, 한반도 평화, 조중동 종편, 등록금과 청년실업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취임 3주년을 맞는 2월 25일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서울시청광장에 모여 'MB-한나라당 3년 폭정 심판, 민생살리기 국민대회'를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유성호

이번 임시국회서 다뤄지는 노동관련 법안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15일 이번 국회에서 직업안정법 전부개정안(아래 전부개정안) 상정을 합의했다. 전부개정안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를 심화시킬 것으로 지탄받고 있는 대표적인 반노동적 법안이다. 전부개정안은 직업안정법을 <고용서비스 활성화 등에 관한 법률>로 바꿔 인력중개시장을 민간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전부개정안을 제출한 정부의 논리는 인력중개 시장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전부개정안이 지금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 인력파견만 늘어나게 만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전부개정안에 따르면 ‘복합 고용서비스산업’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근로자 파견을 겸임하는 사업체에게도 정부의 고용서비스 민간위탁을 가능케 했다. 이렇게 되면 직업소개와 모집, 파견의 경계가 모호해져 기륭전자 사례와 같은 불법파견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부개정안이 구직자로부터 소개요금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대신 사용자들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자율화한 것도 문제다. 사용자는 수수료를 고려해 인건비를 책정하는 등 결국 구직자에게 비용부담을 전가시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법이 파견업종 확대와 맞물리면 노동시장에 파급되는 악영향이 막대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이명박 정부는 현재 법으로 금지돼 있는 제조업에까지 파견을 허용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아 왔다.

이원재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사업부장은 “전부개정안이 통과된 후 파견업종 확대까지 마무리 된다면, 제조업을 포함해 거의 모든 일자리가 간접고용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직업안정법 전부개정안 통과되면 간접고용 일반화돼

노동위원회법 개악안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다뤄진다. 이 법이 통과되면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 등 노사 간 발생하는 각종 위법행위에 대한 판정과 노동쟁의 조정 등을 신속하게 판정하기 위한 노동위원회의 위상과 역할도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제출한 노동위원회법 일부개정법률안(아래 일부개정안)은 △공익위원 선정방식 변경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관련 내용 신설 △각종 벌칙 규정 완화 등 다수의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은 노동위원회 위원장·노동조합 및 사용자단체가 각각 추천한 사람 중에서 노사가 순차적으로 배제하고 남은 사람들 중에 위촉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일부개정안은 노사의 이 같은 배제권을 삭제하고 추천된 사람 중 사실상 정부가 알아서 위촉할 수 있도록 했다.

박유순 금속노조 기획실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공익위원들의 사용자 편향 판정 비율이 높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일부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이 같은 편향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 2월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정부의 노동위원회법 일부개정안은 공익위원을 노사의 배제권을 삭제하고 추천된 사람 중 사실상 정부가 알아서 위촉할 수 있도록 했다. 1월10일 발레오만도 해고노동자들이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를 기다리고 있다. 신동준

올해 7월부터 복수노조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일부개정안에 관련 조항이 신설되는 것도 문제다. 작년 초 개악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사용자의 동의가 없다면 교섭창구를 단일화해야 하고 노노간 자율적인 합의가 안 되면 노동위원회가 이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정부는 일부개정안에 노동위원회 밑에 이를 담당할 교섭대표결정위원회를 도입, 이 위원회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고 교섭단위 분리 업무를 처리하도록 규정했다.

사용자편향 더 키우는 노동위원회법 개악

교섭대표결정위원회는 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조정담당 공익위원 중 3명을 임명해 구성하게 된다. 게다가 일부개정안은 노동위원장이 심판담당 공익위원도 아닌 조정담당 공익위원 1명을 지명해 교섭창구단일화를 단독심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앞서 지적한 공익위원의 사용자 편향 문제와 결부되면 복수노조 및 교섭창구단일화와 관련된 분쟁이 일어났을 때 노조 측은 제대로 목소리도 내보지 못한 채 교섭권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번 일부개정안에 노동위원회의 자료제출 요구 불응이나 조사 거부·방해 행위에 부과하던 벌금형을 과태료 처분으로 완화하는 등 별다른 이유 없이 벌칙규정 완화 내용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박 실장은 “노동위원회는 허위자료 천국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정도로 자료 제출 거부에 대한 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벌칙이 오히려 강화돼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며 “일부개정안이 통과되면 노동위원회 판정 위상은 더욱 추락하고 말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07년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극렬한 반대 속에 타결된 한-미 FTA는 당장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는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정부가 4월 임시국회에서 이를 비준하기로 함에 따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특히 지난해 한-미 FTA 재협상으로 국내 자동차산업 종사자들의 고용불안이 발생한 여지가 터 커졌다는 지적이 많다.

한나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국회. 이대로 두면 노동자 노동조건 악화와 노조활동을 위축시킬 각종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노총(위원장 김영훈)은 지난달 27일 51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1단계 투쟁 대상을 국회로 설정했다. 또한 노동관련 개악법안 및 한-미 FTA 비준안이 상정될 경우 국회와 각 지역 한나라당사 앞에서 즉각 농성에 돌입한다는 구체적 투쟁 계획도 마련해 놓은 상태다. 18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 국회의원과 정치인들뿐 아니라 노동자에게도 바쁜 일정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수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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